"헌옷 주면 리워드 받는다"…중고패션 시장, 백화점까지 뛰어든 까닭


고물가 속에서 '중고=합리적 소비' 인식 확산
중고 보상으로 매출 선순환, ESG 강화 효과까지 챙겨

롯데백호점이 오는 11일부터 중고 패션 제품을 엘포인트로 교환해주는 그린 리워드 서비스를 시작한다. /롯데백화점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중고 패션 시장에 백화점까지 참여하면서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신상품 위주로 의류를 취급하던 백화점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중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백화점은 중고 의류를 리워드 형태로 환급해 고객의 재구매를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동시에 ESG 경영을 강화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 속에서 중고 의류 시장이 활성화되자 백화점 업계가 입던 옷을 매입해 리워드로 환급해주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1일부터 중고 패션 제품을 엘포인트로 교환해주는 '그린 리워드 서비스'를 시작한다. '준지', '띠어리' 같은 컨템포러리 브랜드부터 '타이틀리스트', '아크테릭스' 등 골프 및 스포츠 브랜드, '지용킴', '포스트아카이브팩션', '아모멘토'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까지 총 151개에 달하는 브랜드가 폭넓게 포함됐다.

롯데백화점 앱 내 '그린 리워드 서비스' 탭에서 중고 제품 정보를 입력하고 수거 주소를 등록하면 택배사가 직접 방문해 제품을 수거한다. 지난 2019년 이수 제조된 상품부터 신청할 수 있다. 수거된 제품은 제조 연도, 오염 및 손상 여부 등을 기준으로 정밀 검수를 거쳐 리세일 업체인 '마들렌메모리'를 통해 중고 시장에서 재판매된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2개월 간 시범 운영했던 중고 패션 보상 프로그램 '바이백' 서비스를 이달부터 본격 운영하기로 했다. 고객이 보유한 패션 상품을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화점그룹 통합 멤버십 H포인트로 지급한다. 바이백 서비스가 취급하는 브랜드는 현대백화점과 더현대닷컴에 입점해 있는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130여 개다.

현대백화점은 이달부터 중고 패션 보상 프로그램 바이백 서비스를 본격 운영한다. /현대백화점

더현대닷컴에서 판매 신청을 하고 상품을 박스에 담아 문 앞에 두면 현대백화점과 마들렌메모리가 협업해 상품 수거 및 검수를 진행한다. 검수는 구성품 및 라벨 여부, 출시 시점 등을 기준으로 진행하고 검수를 통과하면 매입 금액이 고객에게 H포인트로 제공된다. H포인트는 현대백화점·아울렛·더현대닷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마들렌메모리는 고객에게 매입한 중고 상품을 오는 8월부터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리세일 상품으로 재판매할 예정이다.

백화점들이 이처럼 중고 의류 매입에 뛰어든 이유는 고물가 속에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중고'에 대한 개념이 '합리적 소비'로 인식되면서 시장이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글로벌 중고 패션 시장은 지난 2024년을 기점으로 향후 3년간 연평균 48.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백화점 입장에서도 중고 상품에 대한 리워드가 다시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바이백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지난 2개월 동안 바이백으로 지급받은 H포인트를 활용해 동일 브랜드 상품을 다시 구매한 경우가 전체 매입 건수의 45%에 달했다고 밝혔다. 서비스를 2회 이상 이용한 고객 비중도 30% 이상이었다.

무엇보다 가치소비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 백화점 업계의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패션업계의 의류 생산과 폐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사회적 문제로 지적받는 가운데 바이백 서비스는 자원순환형 소비 구조로의 전환에 기여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외에 패션업체들 또한 중고 의류 관련 서비스를 운영 중이거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코오롱FnC는 지난 2022년부터 브랜드 리세일 플랫폼인 'OLO 릴레이 마켓'을 이미 운영하고 있다. OLO 릴레이 마켓에서는 코오롱FnC의 브랜드 제품을 중고 거래할 수 있다.

무신사는 이달 중 패션 중고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무신사 유즈드'를 선보이기로 했다. 1500만 명의 회원들이 편리하게 중고거래를 할 수 있도록 별도 플랫폼이 아닌 무신사 앱 내에 중고상품 구입 및 판매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면서 기업들이 ESG 경영의 일환으로 관련 서비스를 도입하는 분위기라며 "중고 패션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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