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카드론 규제 등으로 수익 창구가 줄어든 카드사가 자동차 할부와 법인 고객 유치 등을 확대하며 생존을 위한 발버둥을 치고 있다. 업황 악화가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조금이라도 수익성을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6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하나·우리 카드)의 올해 1분기 기준 자동차할부금융 취급액은 1조269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00억원) 대비 21.6%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가 58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1% 늘었으며, 롯데카드는 1833억원으로 22.3%, 하나카드는 1224억원으로 7.3% 증가했다. 삼성카드는 791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동차할부 금융 취급액은 2022년 12월 말 5조8074억원에서 2023년 12월말 3조3088억 원으로 43% 급감했지만, 지난해말에는 4조7109억원으로 42.4% 늘어나며 급격히 반등했다.
카드사들의 자동차할부 확대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경기침체, 카드론 규제 등으로 본업에서의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발표한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 세부내용을 통해 카드론을 신용대출로 분류하고, 금융권에서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한도는 연소득 100%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이번 규제로 카드론 취급액이 30~50%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특히, 카드사 자동차할부의 경우 캐피탈사와 달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캐피탈사의 경우 정식 대출로 간주되지만, 카드사의 경우 신용카드 결제의 연장선으로 보기에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함께, 카드사들은 다소 수익성이 낮다고 평가되는 법인 고객 유치도 확대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카드사(BC·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의 올해 5월 말 법인 신용판매액은 37조3676억원으로 전년 동기(36조1071억원) 대비 3.5%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BC카드는 5177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24.2% 증가했으며, 신한카드는 6조8395억원으로 12/8%, 하나카드는 6조3409억원으로 8.2% 늘었다. 현대카드는 3조8933억원으로 전년보다 4.0%, 롯데카드는 3조3718억원으로 3.6% 확대됐다.
법인카드의 경우 법인 회원에게 연간 총 이용금액의 0.5%를 캐시백으로 제공하기에 수익성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은 장기간 업황 악화 속에서 조금이라도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법인 영업이라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하락하면서 카드사들이 카드론 규모를 늘려왔지만, 이마저도 대출 규제로 인해 축소될 상황에 처했다"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자동차할부와 법인영업 등 수익이 나타날 수 있는 모든 곳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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