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삼성화재, 한화생명, DB손해보험 등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 사업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국내 사업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새로운 수익 확보를 위한 시장 확대로 풀이된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1억5910만 달러(약 2170억원)로 전년(-1430만달러) 대비 약 1억7340만달러 증가했다.
해외점포 흑자전환은 손해보험사의 실적 개선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손보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7610만 달러에서 지난해 9510만달러로 급증하며 흑자 전환했다. 생보사도 보험영업 확대 영향으로 전년보다 3.5% 늘어난 6400만 달러 순이익을 기록했다.
DB손해보험은 미국 자동차보험 특화 기업 '포르테그라' 인수를 추진 중이다. DB손보는 현재 인수를 위한 실사를 마치고 가격 협상 중이며, 지분 100% 인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테그라는 1978년 설립된 중견 보험사로, 지난 2024년 말 기준 총자산은 약 7조2000억원(54억달러)에 달하며, 미국 내 틈새 수요를 겨냥한 사업모델로 성장해 왔다. DB손보가 전통적으로 자동차보험에 강점이 있어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보사들도 보험업에 국한하지 않고 현지 금융사 투자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재계 6위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 지분 40%를 인수해 경영권을 포함한 주요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해 5월 리포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이후 약 1년 만에 최종 마무리됐다.
노부은행은 총자산 지난해 기준 약 3조원 규모로, 최근 2년간 당기순이익은 120억원(2023년)에서 279억원(2024년)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한화생명은 디지털 금융 기술력과 노부은행의 현지 오프라인 영업 전략을 결합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리테일 금융 혁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추후 리포그룹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방카슈랑스 시너지 확대, 현지 특화 상품 개발 등 종합금융 비즈니스를 계획 중이다.
삼성화재도 최근 영국 로이즈 보험사 캐노피우스의 지배기업인 '탑코 유한회사(포튜나)' 지분 21%를 오는 9월말 인수하기로 했다. 거래 금액은 8000억원(약 5억7000만달러) 규모다.
삼성화재는 선진국 보험·재보험 시장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영국 로이즈 보험사 캐노피우스의 지배회사인 ‘탑코 유한회사(포튜나)’ 지분 21%를 오는 9월 말까지 추가 인수하기로 했다. 거래 금액은 약 8000억원(5억7000만달러) 규모다. 앞서 삼성화재는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총 3억 달러(약 4000억원) 규모로 포튜나 지분 18.86%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올해 초 캐노피우스 측의 지분 확대 요청을 수용해 이번에 과거 투자액을 웃도는 단일 규모로 추가 출자하며 지분을 40.03%까지 늘리게 됐다.
삼성화재는 2010년부터 해외 현지 기업 지분에 투자하거나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인오가닉' 방식의 확장을 시도해왔다. 이 방식이 연이어 결실을 맺으면서, 향후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출산·고령화로 포화 상태에 접어든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이라며 "동남아 등 신흥국에서는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고 선진국에서는 안정적인 자산 운용과 현금창출을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