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스테이블코인 규제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규제 없는 스테이블코인은 자본 유출과 통화정책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유럽중앙은행) 포럼 정책토론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한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매우 뜨거운 이슈"라며 "미국에서 지니어스법이 통과되면서 핀테크 등이 정부에 비은행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한국 상황을 전했다.
이 총재는 또 "한은은 현재 시중은행들과 예금토큰 실험을 진행 중이지만, 블록체인 기반 비은행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선 KYC(고객확인)와 이상 거래 탐지 등의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기술적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등도 이 총재의 우려에 공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통화 정책의 유효성을 유지하고 통화주권을 지키기 위해 공공이 발행한 화폐의 기능을 명확히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파월 의장도 "디지털 자산이 확산되는 시기일수록 통화 시스템의 신뢰가 흔들리지 않도록 규제적 기반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의 통화정책과 관련해선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낮췄고, 지금도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다"며 "성장률을 고려해 계속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트라 포럼은 ECB가 2014년부터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개최하는 연례행사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등이 참여해 글로벌 금융과 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다. 정책 토론은 신트라 포럼의 핵심 세션으로 올해는 이 총재를 비롯해 파월 의장, 라가르드 총재,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토론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