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츠 SL 43, 제주 바다 품은 오픈톱 퍼포먼스


제주 해안도로·숲길 130㎞ 시승
2.0ℓ 터보·전자식 터보차저
풍부한 편의사양…1억5560만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 23~24일 제주 엠버 퓨어힐 호텔 & 리조트에서 2025 드림 라이드 in 제주를 열고 7종의 드림카를 선보였다. 메르세데스-AMG SL 43. /제주=황지향 기자

[더팩트ㅣ제주=황지향 기자] 지난 23일 오전 제주의 초여름 바닷바람을 가르며 AMG SL 43이 해안선을 따라 달렸다. 메르세데스-벤츠가 '2025 드림 라이드 in 제주'에서 선보인 드림카 풀라인업 중에서도 SL 43은 오픈 에어 감성과 AMG 특유의 퍼포먼스를 균형 있게 녹여낸 모델이다.

이날 행사에는 △AMG GT 55 4MATIC+ △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 △CLE 53 4MATIC+ 카브리올레 △AMG SL 43 △S 63 E 퍼포먼스 △G 63 △마이바흐 S 680 4MATIC 등 총 7종의 드림카와 최상위 차량이 시승 코스에 투입됐다. 해안도로의 푸른 바다와 숲길을 따라 SL 43으로 약 130㎞를 달리며 오픈톱 드라이빙의 매력을 경험했다.

SL 43은 AMG SL 라인업의 엔트리 모델이지만, 성능만큼은 가볍지 않다. 시동을 켜자 낮은 엔진음이 조용히 깔렸다. 2.0ℓ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에 F1 기술을 접목한 전자식 터보차저(EQ 부스트)가 대기한다. 최고출력 421마력, 최대토크 51㎏·m를 발휘하며 벨트 구동식 스타터 제너레이터(RSG)를 통해 추가 출력도 보탠다. 상위 GT 55나 GT 63처럼 4.0ℓ V8 바이터보 엔진은 아니지만, 가속페달을 깊게 밟을 때마다 낮은 회전수부터 매끄럽게 속도가 올라가고 AMG 특유의 스티어링 응답성도 민첩하게 따라붙는다.

SL 43은 2.0ℓ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에 F1 기술을 접목한 전자식 터보차저(EQ 부스트)가 탑재됐다. 메르세데스-AMG SL 43.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지붕을 열고 본격적으로 해안도로를 달리자 SL 43의 매력이 드러났다. 파란 바다와 바람, 푸른 하늘이 그대로 실내로 스며든다. 다만 속도가 오르면서 바람 세기는 제법 거세진다. 머리카락이 시야를 방해할 정도다. SL 43은 바람 제어를 위해 윈드 디플렉터와 '에어캡'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지만 모든 바람을 완벽히 잡아내기는 어렵다. 오픈 에어 드라이빙의 감성을 즐기기 위해선 어느 정도 바람을 감내할 준비가 필요하다.

이어진 숲길 구간은 노면 상태가 제각각이었지만, 스포츠 서스펜션은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냈다. 고속 주행 구간에서도 차체는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감속 시 브레이크 페달 반응도 자연스럽다. 스티어링 응답성은 민첩하고, 조향각 유지도 안정적이었다. 울퉁불퉁한 도로에서도 불필요한 출렁임 없이 차체를 매끄럽게 통제하는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조율이 인상적이다.

실내는 하이퍼아날로그 콘셉트로 꾸며졌다. 제트기 터빈 노즐을 닮은 송풍구 사이로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1.9인치 센트럴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았다. /황지향 기자

실내 온도는 한 가지 아쉬움으로 남았다. 제주 초여름의 뜨거운 햇살 속에서 에어컨을 가동했지만, 실내가 시원해지기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됐다. 고급 오픈톱 모델인 만큼 냉방 시스템의 초기 반응성은 아쉬운 부분이다.

디자인은 전통적 SL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길게 뻗은 보닛, 짧은 오버행, 낮게 깔린 차체 비율이 럭셔리 로드스터 특유의 실루엣이다. 원형 테일파이프와 매끄러운 리어범퍼는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한다. 300 SL의 오마주인 AMG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보닛 위 파워 벌지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실내는 '하이퍼아날로그' 콘셉트로 꾸며졌다. 제트기 터빈 노즐을 닮은 송풍구 사이로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1.9인치 센트럴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았다. 특히 센터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의 시야각에 맞춰 화면 각도를 15~40도까지 조절할 수 있어 오픈톱 주행처럼 자세 변화가 많은 상황에서도 화면을 보기 수월했다. 실제 시승 중에도 시트 포지션에 맞춰 쉽게 조절할 수 있어 편리했다. 나파 가죽 AMG 퍼포먼스 시트, 알루미늄 트림, 에어스카프 온풍 시스템 등 고급 소재와 편의장비도 두루 채워 넣었다. 소프트톱은 시속 60㎞ 이내에서 15초 만에 개폐된다.

메르세데스-벤츠 2025 드림 라이드 in 제주에는 △AMG GT 55 4MATIC+ △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 △CLE 53 4MATIC+ 카브리올레 △AMG SL 43 △S 63 E 퍼포먼스 △G 63 △마이바흐 S 680 4MATIC 등 총 7종의 드림카와 최상위 차량이 시승 코스에 투입됐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안전·편의사양도 기본이다. 차선이탈방지, 충돌 회피 보조, 리어 액슬 스티어링,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 디지털 라이트, 360도 카메라 등 주요 기능이 갖췄다.

SL 43은 하드코어 퍼포먼스보다는 일상 속 감성적 퍼포먼스를 추구하는 오픈톱이다. 킬리안 텔렌 벤츠코리아 부사장은 이날 "SL 43은 전설적 SL의 고급스러움과 감성을 보다 많은 고객이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퍼포먼스 럭셔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월 SL 43이 새롭 투입되며 올해 1~5월 SL 전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12% 성장했다.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 코리아 사장은 "SL을 비롯한 드림카 라인업이 한국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벤츠 SL 43의 국내 판매가는 1억5560만원(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인하 적용)이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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