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전환' 코오롱FnC, 의류 재고·이상기후 탈출구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7억원 기록
'래코드' 통해 3년치 재고 의류 리사이클링

코오롱FnC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629억원, 영업손실은 7억원이다. /더팩트 DB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이상기후가 지속되며 국내 패션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코오롱FnC가 실적 악화와 재고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글로벌 시장 확장에 나서며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경영 효율화가 진행되고 적자 전환으로 돌아서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629억원으로 전년대비 4.1% 줄었고 영업손실 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코오롱스포츠, 지포어, 왁 등의 브랜드를 운영 중인 코오롱FnC는 국내 주요 패션 대기업 중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1분기 실적에는 글로벌 시장 진출 및 확대에 따른 초기 투자 비용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에 일부 영향이 미쳤다"며 "현재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오롱FnC는 올해 초 하이엔드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의 일본 및 중국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아시아 시장 공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또 지난 4월 일본 긴자식스, 중국 심천과 상하이 등 프리미엄 상권에 매장을 연달아 오픈했다. 코오롱FnC 측은 해당 전략을 바탕으로 2분기 흑자 전환을 전망 중이다.

그러나 당장의 부담도 적지 않다. 코오롱FnC의 지난해 재고 자산은 3718억원으로 총자산 대비 재고 비율이 40%에 달한다. 지난 2023년 47.4%에서 감소한 수치지만 삼성물산 패션부문 (36.1%), 한섬(35.8%), 신세계인터내셔날(24.2%), F&F(14.2%), LF(13.3%) 등 주요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총자산에는 건물이나 토지 등 다양한 자산이 다 포함돼 있어 총매출 기준으로 재고 자산 비율을 보는 게 일반적"이라며 "총 매출 대비로 보면 지난해 재고자산 비율은 30%대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코오롱FnC는 리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를 통해 3년차 장기 재고를 옷으로 재탄생하고 폐에어백을 가방, 파우치로 만들고 있다. /문화영 기자

재고 자산을 줄이기 위해 코오롱FnC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RE;CODE)'를 운영 중이다. 지난 2012년 론칭한 '래코드'는 자사 미판매 재고 의류를 수작업으로 해체·재조합해 새로운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브랜드다.

3년차 장기 재고를 집중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4분기 '래코드'가 되살린 재고 의류 수는 3만3010개에 달한다. 또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공급받은 불량 에어백으로 가방, 파우치 등을 만들며 '새로운 쓰임의 가능성'을 실천 중이다.

그러나 기후 이상 현상은 변수다. 이상기후는 코오롱FnC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패션업계의 큰 어려움으로 꼽힌다. 최근 3년간 코오롱FnC의 계절별 판매 데이터를 살펴보면 여름 상품 비중은 27%에서 31%로 매해 2%p씩 증가 중이다. 더위가 4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지고 있어 봄·가을 상품 판매 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이에 코오롱FnC는 고객 성향, 유통인구 흐름, 기후 변화, 상품별 판매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베스트셀러 위주 생산에서 벗어나 반응형 기획·생산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라 수요 예측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상품의 과잉 생산을 피해 재고를 줄이고 신속한 공급조적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상기후와 글로벌 경기 둔화로 패션 기업들의 재고와 실적 관리 부담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며 "코오롱FnC는 해외 진출과 재고 자산 줄이기, 경영효율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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