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농심 생수 브랜드 '백산수'가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10년 전 중국 연변 신공장을 가동한 이후 수익성과 품질 경쟁력을 키운 결과다. 농심은 글로벌 시장 공략, 국내 점유율 확대 전략으로 백산수의 '다음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산수는 지난 2012년 출시 이후 연평균 1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해왔다. 올해 상반기 기준 백산수 누적 매출액은 1조1000억원을 넘어섰으며 동안 제품 종류도 2종에서 9종으로 확대됐다. 농심 마케팅실 관계자는 "최근 3년 연속 국제 식음료 품평회에서 최고 등급을 수상하며 브랜드 신뢰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생산기지는 백두산 남쪽 자락인 중국 이도백하 수원지에 위치한 ‘연변농심’이다. 하루 2만4000톤이 분출되는 화산암반수를 스테인리스 배관으로 외부 접촉 없이 공장까지 연결한다. 정수·병입·포장까지 모두 자체 설비로 이뤄지는 스마트팩토리다. 공장 전체 인원은 약 190명이며 이 가운데 생산 현장 인력은 43명이다. 연간 생산 가능 물량은 최대 100만톤, 실제 가동 시 63만톤 수준이다.
농심은 백산수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수질을 꼽는다. 백산수는 백두산의 천연 암반층을 통과해 솟아나는 지하수로, 석회질이 적고 목 넘김이 부드러운 '연수(연한 물)'에 해당한다. 특히 실리카 함량이 높은 편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실리카는 피부 건강이나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네랄로 알려져 있다.
윤윤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원은 백산수 수원의 지하수 나이를 약 40년으로 분석했다. 이는 백두산 천지에서 지하에 스며든 물이 화산암반층을 통과하면서 수원지에 도달하는 수십 년간 정수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뜻한다. 짧은 시간 동안 지하에서 순환되는 물보다 미네랄 조성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수질이 뛰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윤윤열 연구원은 "좋은 물에 대한 기준은 상황마다 다르지만, 지하수의 나이는 암석과 함께 반응하면서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성분을 함유했는가라는 지표가 될 수 있다"며 "백산수 수령은 40년으로 백두산 지하에 있는 몸에 좋은 성분이 함유된 암석과 오래 접촉했기 때문에 몸에 좋은 미량원소가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발표를 맡은 김하늘 워터소믈리에는 "백산수는 실리카, 칼슘, 칼륨 같은 긍정적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면서도 마그네슘, 황산이온 등 맛에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 이온 비율이 낮다"며 "이 균형 덕분에 '가볍고 부드러운 물맛'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고급 커피나 차 음용에도 적합한 생수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백산수의 당면 과제는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다. 농심은 "백산수는 물맛, 수원지, 품질 면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젊은 층을 겨냥한 마라톤 후원 등 신규 소비자를 모으기 위한 브랜드 노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래 목표는 해외 시장 공략이다. 현재 백산수는 전체 매출의 약 25%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고 오는 2030년까지 이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중국 광천수 위원회로부터 최고 등급 '5A 수원지' 인증을 받았다. 최근 중국 온라인 전문 유통사와 제휴를 맺고 5만톤 규모의 OEM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베트남, 몽골, 캄보디아, 미국 등지로 수출 채널을 넓히고 있다.
다만 중국 생수 시장은 대형 로컬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어 진입 장벽이 높다는 설명이다. 농심 측은 "백산수는 품질을 앞세운 프리미엄 생수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며 "주요 관광지 및 고급 외식업소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백두산을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최첨단 스마트팩토리 시스템과 백두산 단일 수원지의 청정함을 소개하는 백산수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해 백산수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백산수 공장 견학은 백두산 관광 필수 코스로 떠오르며 최근 2년간 연평균 5000여 명이 방문했다. 농심은 올해부터 견학 인원을 2배 늘린 연간 1만 명 방문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공장 증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나 현시점에서는 기존 생산량으로 충분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농심 측은 "기존 고객 이탈 없이 신규 소비자층 유입을 늘리는 것이 핵심 과제"라며 "지속가능성과 ESG 측면에서도 무라벨 제품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발맞춰 친환경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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