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 건설사 평균 부채비율 200% 돌파…공사비 급등 영향


수익성 2022년보다 악화

지난해 말 기준 아파트 브랜드를 가진 상장 건설사의 평균 부채비율이 203%로 집계됐다. /리얼하우스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주식시장에 상장된 건설업체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평균 2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새 지속된 건설경기 위축으로 건설기업의 매출은 줄고 매출원가는 오르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8일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상장된 건설업체의 전자공시시스템(DART) 자료를 집계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건설업체의 평균 부채비율은 203%로 2023년 137% 대비 66%P 상승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아파트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상장사 총 34개 건설사다.

기업별 부채비율을 살펴보면 2023년 말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720%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금호건설 589%, HJ중공업 542%, 일성건설 454%였다.

코오롱글로벌(356%), SGC E&C(310%) 등도 자본보다 부채가 3배 이상 많은 기업으로 조사됐다. 그밖에 동부건설(265%), HL D&I(259%), GS건설(250%), 남광토건(248%), 계룡건설산업221%) 등의 기업도 부채비율이 평균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채비율은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율로 기업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불안하다고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2022년 기준 국내 전체 상장사의 부채비율은 79.9%다.

건설업체의 수익은 매년 줄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늘었지만 매출원가가 높아지면서 수익성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분양경기가 바닥이었던 2022년보다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상장 건설사의 매출 추이를 보면 2022년 147조8088억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2023년 164조8593억원으로 11% 넘게 올랐고 2024년도에도 162조751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 7조9063억원에서 2023년 6조7242억원으로 줄었고 2024년에는 4조618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매출원가율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4년의 매출원가율은 92.09%로 전년(90.99%)보다 1.1%포인트 올랐다.

건설업 침체와 공사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10대 건설사의 올해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액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방건설 경기 악화로 중견 건설사들은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들어 법정관리 신청 중견 건설사만 11개다.

시공능력평가 58위 신동아건설을 시작으로 △대저건설(103위) △삼부토건(71위) △안강건설(138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삼정기업(114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삼정이앤씨(122위) △대흥건설(96위) 등 건설사들의 법정관리 신청이 잇따랐다.

이에 아파트 시장에서 중견과 대형사의 먹거리를 분리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서울 한강변 정비사업 수주전 결과를 볼 때 더 높게 그리고 고급화해서 일반분양 가격을 높게 매겨 조합의 부담을 낮추는 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조합원과 대형 건설사의 이익은 후세대가 부담하는 부채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건설기술력과 마케팅역량을 갖춘 대형건설사끼리 국내 정비사업 일감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mnm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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