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경영진, 이번 주 전략회의…리밸런싱·AI 집중 논의


13~14일 경영전략회의 개최…최태원 회장 등 경영진 30여명 한자리

SK그룹 경영진들이 지난해 6월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24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SK그룹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 경영진들이 이번 주 한자리에 모여 전략회의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는 리밸런싱(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인공지능(AI)·반도체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보안 체계 개선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13~14일 2025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경영전략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최고경영자(CEO)세미나 등과 함께 SK그룹 3대 회의로 불리는 연례행사로, 최 회장 등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모여 성장 전략을 집중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다. 변수가 없다면 예년처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릴 전망이다.

리밸런싱 점검은 이번 회의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의제다. SK그룹은 지난해 초부터 고강도 리밸런싱 작업을 추진하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적극적인 리밸런싱과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 SK그룹의 올해 목표다. SK머티리얼즈 자회사를 SK에코플랜트에 편입하는 등 최근 실시한 리밸런싱 작업을 포함해 그간의 정비 경과를 점검한 뒤, 새로운 리밸런싱 성장 그림이 제시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SK그룹은 최근에도 리밸런싱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SK㈜ 대표이사를 맡아 그룹 리밸런싱을 주도하다 지난달 말 SK이노베이션으로 자리를 옮긴 장용호 총괄사장은 임직원들에게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며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방안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전사적으로 힘을 결집하자"고 말했다.

이번 경영전략회의에는 AI와 반도체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 강화하기 위한 경영진들의 고민도 담길 전망이다. SK그룹이 리밸런싱을 통해 적극적으로 교통정리에 나선 것 자체가 AI, 반도체 중심의 사업 구조로 최적화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열리는 전략회의인 만큼 새 정부 공약, 투자처 등의 점검이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서예원 기자

경쟁이 치열한 AI 영역에서 SK가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는 게 최 회장의 고민거리다. 최 회장은 AI 포럼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AI 경쟁에서 저희는 이미 늦었다"며 거듭 우려를 드러내 왔다. 반도체 사업의 지속적인 혁신 또한 주요 당면 과제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SK하이닉스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가 미래 경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SK 경영진들은 보안 문제와 관련해 고객 기대에 부응하자는 메시지를 공유할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가 발생한 뒤 열리는 첫 그룹 연례 회의다. SK그룹은 사태 발생 이후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그룹의 정보보호체계를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보안 리스크를 사전에 감지·차단하고, 보안 역량을 강화하는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는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직접 이끌고 있다.

아울러 경영진들은 앞으로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인식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 등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등 미국발(發) 불확실성이 지속해서 고조되고, 내수 침체로 경기가 단기간 내 회복되기 어렵다는 인식 아래, 돌파구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새 정부 출범 직후 열리는 전략회의인 만큼, 이와 관련한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점을 두고 있는 AI와 반도체 모두 SK그룹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영역이다. 그간 새 정부 출범 이후 기업들의 투자 릴레이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추가 투자처를 살펴볼 여지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는 기존 경영전략을 점검하는 동시에,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의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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