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경쟁의 룰 바뀐다…한일 경제 공동체 형성해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서 한일 경제 협력 필요성 강조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한일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최근 글로벌 통상 환경과 관련해 "WTO(세계무역기구) 체제가 무너지고 경쟁의 룰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일본 도쿄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한일 양국이 경제 공동체를 형성해 다양한 비용을 줄이면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도쿄에서 '아시아 미래'를 주제로 열린 제30회 닛케이포럼에 참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참석이다.

그는 양국 간 주요 협력 분야로 에너지와 반도체 소재 등을 꼽았다.

특히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구매하면 규모의 이점을 살려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저장시설 공동 활용 또는 수소 기술 공동 개발도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협력에 대해서는 "한일 반도체 기업 간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싶다"며 일본 기업과의 소재·장비 분야에서 협업을 확대할 뜻을 내비쳤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간접 투자하고 있는 일본 메모리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옛 도시바메모리)에 대해서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도 언급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는 이제 단순히 값싼 범용 제품이 아니다. 고객과 함께 원하는 사양을 공동 개발해 '잠금 효과(고객 묶어두기)'를 강화할 것"이라며 "한일 반도체 기업 간 생태계를 통합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27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면담을 가졌다. 이번 면담은 올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간 경제 협력 필요성과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한일 양국이 미국 상호 관세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양국 간 경제 협력의 확대와 이를 위한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시바 총리에게 양국 기업 활동에 대한 일본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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