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무더기 폐점?…대형마트 3위 내려앉나


폐점 예고한 9개 점포에 임대료 협상 불발 17개 점포 더해지면 100곳으로 줄어
롯데마트(111개)에 밀려 3위권 불가피

홈플러스가 최근 임대료 인하 협상이 결렬된 17개 점포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로 인해 점포 폐점이 현실화하면 홈플러스 매장은 전국 100곳으로 줄어들게 된다. /뉴시스

[더팩트 | 문은혜 기자] 법정관리 중인 홈플러스가 일부 점포와의 임대료 인하 협상 결렬로 무더기 폐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폐점이 현실화되면 현재 대형마트 점포수 3위인 롯데마트에 밀려 3위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크다. 대형마트 업계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임차 중인 61개 점포의 임대주들과 최근까지 임대료 조정 협상을 벌여오다 협상이 결렬된 17개 점포를 대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계약 이행 여부 답변 기한인 지난 15일까지 일부 임대주들과 합의를 마무리하지 못한데 따른 것"이라며 "다만 계약 해지 통보 후에도 임대주와의 협상은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가 이같은 행동에 나선 이유는 현재 점포를 빌려 영업 중인 68곳의 연간 임대료만 4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과도한 임대료 지출을 줄여야 영업을 정상적으로 지속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생절차에 따라 회사를 다시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임대료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제출 기간이 오는 7월 10일까지로 약 한 달 연장된 만큼 임대주와의 협상은 마지막까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임대료 인하 요구가 그대로 받아드려질지는 미지수다. 홈플러스는 현재 절반에 가까운 임대료 감면을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주 입장에서 임대료가 줄어들면 부동산 자산가치도 감소하는 탓에 조정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때문에 결국 홈플러스 점포의 무더기 폐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 이미 9개 점포 폐점을 예고한 상황이다.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홈플러스 매장은 총 126곳, 이 가운데 점포를 빌려 영업 중인 매장은 68곳이다. 이번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 17개 점포가 폐점으로 이어질 경우 홈플러스 매장은 100곳으로 급감하게 된다.

올해 기준 대형마트 점포수는 이마트가 155개로 1위, 홈플러스가 126개로 2위, 롯데마트가 111개로 3위다. 홈플러스 점포가 100곳으로 줄어들면 롯데마트와 순위가 뒤바뀌게 된다. 이마트에 이어 2위 자리를 항상 유지해오던 홈플러스가 법정관리와 함께 업계 꼴찌로 내려앉게 되는 셈이다.

점포수 감소보다 더 큰 문제는 경쟁력 약화다. 한동안 신규 출점을 지양했던 이마트, 롯데마트는 지난해부터 다시 매장 늘리기 전략으로 돌아섰다. 특히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맞춰 창고형 할인점, 근거리 SSM(기업형 슈퍼마켓)을 확대하며 오프라인 채널 경쟁력 높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면 홈플러스는 무리한 점포 축소로 경쟁력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다. 점포수가 줄어들면 통합매입 효과가 줄어드는데다 고용이 불안정해진 노조 측 반발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 안팎으로 어려움만 가중되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경영진은 "회생절차 진행 과정에서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노조는 "17개 점포 계약 해지는 회생이 아닌 사실상 구조조정과 청산 절차"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는 국내 할인점 2위 업체지만 영업 능력은 점차 약화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장 점유율 하락 혹은 점포 구조조정 등이 가파르게 진행된다면 이마트, 롯데마트 등 할인점 경쟁사들의 기존점 성장률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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