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백화점, 롯데만 수익성 선방…해외 점포가 '효자'


베트남 등 해외 매장 성장…백화점 전체 영업이익 견인
신세계·현대百 수익성 하락…글로벌 전략 확대 나선다

국내 주요 백화점 3사 중 롯데백화점이 1분기 실적 개선을 이룬 가운데 백화점업계의 해외 사업 등 중장기 과제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2023년 9월 베트남에 개점한 롯데몰 웨스트라이크 하노이 전경 /롯데쇼핑

[더팩트|우지수 기자] 올해 1분기 주요 백화점 3사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유일하게 수익성을 개선한 가운데 성장 기반으로 꼽히는 해외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식품과 패션을 넘어 유통 채널에서도 해외 시장의 중요성이 뚜렷해지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의 1분기 백화점 부문 실적은 매출 8063억원, 영업이익 13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4.3%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해외 점포 실적 개선이 특히 눈에 띄었다. 지난해 9월 하노이에 문을 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9% 늘었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점포도 2.7% 매출이 증가했다. 전체 해외 백화점 매출은 6.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특히 베트남 백화점 3곳의 합산 매출이 33.8% 증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국내에서는 점포 정리와 핵심 점포 리뉴얼이 동시에 추진되며 비용 효율성이 개선됐다. 지난해 마산점 등 수익성이 낮은 지점을 폐점하고 본점과 잠실점 등 주요 거점을 재정비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은 줄었지만 기존 점포의 매출은 1%가량 증가했고 고정비 부담도 줄며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반면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1분기 수익성이 하락했다. 신세계는 매출 1조7919억원, 영업이익 1079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0.5%, 5.1% 감소했다. 본점 '디 에스테이트' 개관, 강남점 '신세계 마켓' 등 콘텐츠 투자를 이어갔지만 소비 위축과 감가상각 증가로 수익성 개선에는 한계가 있었다. 현대백화점도 별도 백화점 사업이 매출 5890억원, 영업이익 97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8%, 5.7% 줄었다. VIP 수요가 견조했지만 일반 패션 부문 부진과 점포 투자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패션 수출 지원 플랫폼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글로벌을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해 나가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 싱가포르 팝업스토어 모습. /신세계

업계는 이번 실적을 두고 소비심리 위축과 이상기후, 온라인 중심의 유통 구조 전환 등 복합적인 악재가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계속 밑돌았고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서도 3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2.1% 줄었다. 특히 고가 패션이 주력인 백화점 업태는 소비 위축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업계는 각자 차별화 전략을 모색한다. 그중에서도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한 분위기다. 롯데는 올해 싱가포르에 글로벌 본부를 신설하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외에도 동남아 신흥 시장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국내 핵심 점포에는 프리미엄 콘텐츠와 외국인 대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해외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신세계는 외국인 전용 멤버십을 확대하고, 다국어 번역 서비스 기업과 협업해 매장 내 AI 기반 번역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 2023년에는 국내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플랫폼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를 만들었다. 현대백화점도 '더현대 글로벌'로 해외 접점을 넓혔다. 일본 패션몰과 협업해 현지에 국내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열고 수출 플랫폼을 구축했다. 두 회사 모두 직접적인 해외 점포 운영은 없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시장 가능성을 개발하고 있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내수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해외 사업이나 고부가 콘텐츠 전략이 실적의 분기점이 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해외 시장 공략 중요성이 커지겠지만, 당장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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