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표류' IMA, 마침내 개선된다…'1호 증권사' 나올까


금융위, 올해 업무 계획 통해 IMA 제도 개선 의지 피력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 2곳 자격 갖춰

초대형IB 증권사 중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금융 당국의 IMA 제도 개선 의지에 따라 올해 IMA 사업에 진출할지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제도는 만들어졌지만 9년째 소식이 없던 종합투자계좌(IMA)가 마침내 개선된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초대형 증권사가 금융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바로 IMA 부문에 뛰어들 수 있게 된 만큼 IMA 사업에 뛰어들 '1호 증권사'가 등장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위원회(금융위)가 지난 8일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위한 각종 정책 추진 일환으로 발표한 '2025년 업무 계획'에 따르면 올해부터 국내 증권사가 IMA 사업에 적극 진출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손본다. 발행어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를 신규 지정하고, 초대형 IB 중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곳은 IMA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IMA은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예탁금을 기업대출이나 회사채 등 기업금융에 투자해 수익을 분배하는 계좌를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 처음으로 제도가 마련됐으며, 은행 예금과 유사하지만 모험자본을 시장에 더욱 원할하게 공급할 수 있는 선진 투자 시스템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IMA은 일정 비율을 기업금융에 투자해 자본을 공급하는 조건만 충족하면 일반 고객의 자금을 한도 없이 모집할 수 있어 증권사의 수익성 제고에 큰 역할을 한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국내 증권사들이 그간 인가를 받기 위해 노력한 초대형 IB에게 자격이 주어지는 발행어음보다 낫다는 평가도 일부 존재했다.

자격 요건은 앞서 금융위가 밝힌 대로 초대형 IB 중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증권사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말 사업보고서 기준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을 보유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9조5303억원)과 한국투자증권(8조5515억원) 등 단 2곳뿐이다. 이밖에 NH투자증권(7조1459억원), 삼성증권(6조6084억원), KB증권(6조4911억원), 하나증권(5조9060억원), 메리츠증권(5조8783억원) 등이 뒤를 이으면서 향후 자본력 상승에 따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9일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올해 국내 증권사가 IMA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다만 그간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물론 국내 증권사들 중 IMA 인가를 신청한 곳은 없었다. 제도는 있지만 실제 사업으로 이어진 사례가 없어 9년째 표류한 결과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가 매년 발표하는 신년 계획에 이례적으로 IMA이 언급됐고, 방향성을 개선으로 잡으면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은 물론 모든 증권사들이 IMA 제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올해 초 증권사들이 기업금융 부문 수익성 제고에 사활을 걸면서 모험자본을 더욱 원활하게 공급한다는 IMA 제도의 본 취지와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증시 불황과 대내외적 변수, 여전히 불확실한 증권업 전망 등에 따라 섣불리 나서긴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초대형 IB에게 따라붙는 발행어음마저도 업황 악화로 효용이 떨어진다는 일부 평가를 받는 와중에 IMA이라는 비교적 신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진 않을 것이라는 해석에서다.

반면 IMA 제도 개선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온다면 선두주자가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증권사들이 내부적으로는 IMA 진출의 유불리를 따져보면서도 시장 상황과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담길 혜택 등이 나온다면 본격적으로 실무적 판단을 해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8조원 이상의 초대형 IB의 경우 IMA 외에도 타 증권사보다 먹거리가 비교적 풍부했기 때문에 확실한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판단이 서지 않는 이상 분위기가 달라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당국이 이번 발표에서 IMA를 직접 언급하고 장치를 정교하게 하겠다고 했으니, 향후 추가로 공개될 가능성이 높은 가이드라인이나 혜택 등에 따라 올해는 문을 두드려 볼 증권사가 등장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