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2025년은 '푸른 뱀의 해'로 불리는 을사년이다. 십이지 중 여섯 번째 동물인 뱀은 예로부터 지혜와 변화 등을 상징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건설업계가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혜로운 리더십으로 기업을 이끌어갈 뱀띠 리더들의 활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업계에서 활약 중인 뱀띠 CEO(최고경영자)는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신임 대표와 남궁홍 삼성E&A 대표, 김성호 대보건설 대표, 김팔수 서희건설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1965년생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신임 대표는 10대 건설사 중 유일한 뱀띠 CEO다. 지난 12월 신임 대표로 선임된 그는 HDC현대산업개발을 잘 아는 '재무통'으로 통한다.
정 대표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해 신한투자증권을 거쳐 2008년 현대산업개발 재무팀에 입사했다. 2018년부턴 HDC현대산업개발 경영기획본부장을 역임했고, 2020년부턴 CFO(최고재무책임자)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었다.
2022년부턴 지주사인 HDC 대표를 지내며 그룹의 신사업 및 M&A 전반을 챙겼다. 이후 3년 만에 HDC현대산업개발의 대표가 된 그는 경쟁력 있는 건설·개발 역량과 효율적인 경영 능력을 통해 회사의 미래를 이끌어갈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착공한 광운대 역세권 개발에 이어 올해에도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용산철도병원부지,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청라 의료복합타운, 공릉역세권개발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굵직한 사업을 앞둔 HDC현대산업개발을 정 대표가 어떻게 이끌어갈지 주목된다.
남궁홍 삼성E&A 대표도 1965년생 뱀띠 CEO다. 건설 경기 불황 장기화로 주요 건설사 대부분이 CEO를 교체를 알린 가운데, 남궁 대표는 2025 정기 인사에서 유임에 성공하며 회사를 계속 이끌게 됐다.
2023년 대표이사직에 오른 남궁 대표는 화공플랜트 사업 전문가로 불린다. 효성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4년 삼성 E&A의 전신인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이직했다. 이곳에서 그는 마케팅기획팀장, 마케팅1그룹장 겸 SEUAE법인(중동지역 총괄법인)장을 지냈다. 이후 플랜트사업본부장 부사장을 거쳐 2024년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삼성 E&A는 남궁 대표의 지휘 아래 수익성 중심 수주 전략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해외 수주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며 지난해 12년 만에 해외 건설 수주액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남궁 대표와 삼성 E&A는 에너지 전환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965년 뱀띠 중에는 김성호 대보건설 대표도 있다. 지난해 9월 선임된 김 대표는 35년 건설업에 종사한 '토목 분야 전문가'다. 충북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1991년 쌍용건설에 입사해 현장시공과 공무 담당, 현장소장, 토목기술영업 업무를 담당했다. 2018년부터 남광토건 토목사업본부장으로 기술형 입찰, 민간투자사업, 현장 공사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대보건설은 지난해 공공부문에서 강점을 살려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인 1조6544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도 대보건설은 김 대표와 함께 양질의 수주 물량을 확보해 내실있는 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1954년생 김팔수 서희건설 대표는 건설업계 내 최장수 경영진으로 꼽힌다.김원철 대표와 함께 서희건설을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2009년 서희건설 대표에 오른 후 지금껏 사내이사만 5번을 역임했고, 지난해 재선임안이 가결되며 6번째로 임기를 맡고 있다.
서희건설은 김 대표 취임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지속하며 시공능력을 높여왔다. 서희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04년만 해도 100위에 불과했지만, 김 대표가 취임 직후인 2011년 30위권까지 상승했다. 2024년에는 18위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