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주택경기 부진이 계속되면서 건설사들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건설사들이 비주택사업에 눈을 돌려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열중하는 모양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데이터센터, 친환경 에너지 등 비주택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친환경 수처리 방식을 사용한 연어 양식장을 열었다. 부장 기장군에 지은 이 양식장은 국내 첫 육상 스마트 연어 양식장이다. GS건설은 연어 양식장 준공식에서 "스마트 양식 기술 저변 확대와 함께 해양 특수 플랜트 분야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토대로 국내 수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데이터센터 시장 확장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건설사 최초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등 데이터센터 비즈니스를 신사업 모델로 발전시키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 역시 데이터센터 비즈니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중점 추진하고 있다. 2004년 KT 강남IDC 수주를 시작으로 11개 데이터 센터를 준공한 한화 건설부문은 현재도 2개 데이터센터를 시공 중이다. 복합개발사업과 아레나(다목적 공연장) 등 특화 분야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서울역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이 첫삽을 뜬데 이어 수서역, 잠실MICE, 대전역 초대형 복합개발사업 착공을 앞두고 있다.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국내 및 해외 아레나 실적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것도 한화 건설부문이다.
소형모듈원전(SMR)을 필두로 한 원전사업도 건설사들이 주목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원자력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원자력 사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기존 2개 태스크포스팀으로 이뤄졌던 원자력 조직을 3개팀(국내원전팀, SMR팀, 원자력설계팀)이 추가 신설되고 5팀 1반 체제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체코 원전 세일즈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하반기 플랜트 사업본부 산하 조직이었던 뉴에너지사업부를 독립시키고 원자력사업실을 배치하며 조직을 개편했다. 이를 통해 원전 해체 사업, 수출, SMR 건설 등 관련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미국 원자력 기업 홀텍의 영국법인인 홀텍 브리튼과 함께 영국 원자력청이 주관하는 SMR 기술 경쟁 입찰 프로그램에서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DL이앤씨는 SMR과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이다. 이들은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와 SMR 플랜트 사업 개발을 목표로 협력 중이다. 2022년에는 CCUS 기술 전문 자회사 카본코를 설립한 뒤 CCUS 사업도 추진 중이다. CCUS는 탄소중립의 핵심으로 꼽히며 최근 주목받는 분야다. 카본코는 지난달 캐나다 블루 암모니아 시장에 진출 소식을 알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 괌, 호주 등에서 신재생 에너지 분야 사업을 수행 중인 가운데, 카타르에서는 현지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오만, 호주 등 해외에서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 프로젝트 개발 협약으로 수소사업 경쟁력을 강화 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건설사 주택사업에만 집중하지 않고 포트폴리오 다각화하고 있다"며 "국내 건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며 신성장동력 확보는 건설업계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