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라진 기자] 백종원 대표의 유명세에 힘입어 시장의 관심을 받으며 올해 하반기 '대어'로 꼽혔던 더본코리아 주가가 약 두 달 만에 곤두박질쳤다. 내수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더본코리아가 내수 시장과 특정 브랜드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정치적 불안으로 투심이 더욱 약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더본코리아는 전 거래일(3만1700원) 대비 7.89%(2500원) 오른 3만4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차익 실현 매물이 발생하며 상승 마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본코리아는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인 2만8000원을 21.4% 초과한 3만4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코스피 시장 입성 첫날인 지난 11월 6일에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36%가량 높게 출발했고, 공모가 대비 51.18% 상승한 5만1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에 가까운 6만4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기업공개(IPO)에 나섰던 새내기주들의 주가가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 아래로 추락하는 상황이 이어지던 가운데 '새내기주 잔혹사'를 끊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주가는 상장일에 연고점을 찍은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주저앉았다. 상장 후 3거래일 만에 4만원대로 떨어졌고, 같은달 21일에는 3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이후 이달 9일 3만1000원을 찍으며 연저점으로 추락했다. 지난 23일 종가(3만4200원)는 공모가 대비 0.59% 상승한 수준이지만, 이마저도 미약하며 연고점에 대비해서는 47.29%나 하락해 반토막이 났다. 시가총액 역시 4947억원으로 추락했다.
더본코리아의 주가 하락은 더본코리아가 내수 시장과 특정 브랜드에 의존하고 있어 회사의 향후 성장세에 대한 의구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경기 둔화에 따른 내수 위축, 정치 불안이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백종원 대표가 1994년 설립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등 25개 외식 프랜차이즈와 HMR(가정간편식)·가공식품·소스등 유통사업, 제주도 더본호텔을 통한 호텔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25개 외식 브랜드를 통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2917개의 점포를 보유 중이다. 해외는 미국, 중국, 일본 등 14개국에서 149개의 직·가맹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 더본코리아는 매출 대부분을 '빽다방'과 '홍콩반점'에 의존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빽다방 매출이 37.3%, 홍콩반점 매출이 12.7%로 집계됐다. 이들 두 브랜드 외에는 매출 비중이 10%를 넘는 브랜드가 없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공모 당시 공모가가 고평가 됐다는 논란을 빚기도 했다. 공모가 산정 시 시가총액과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식품 제조·유통 업체들을 비교 대상으로 놓고 공모가를 산정했다는 것이다.
또한 업계 일각에서는 우리사주 청약에서 60만주 중 실제 청약이 21만주에 그치며 미달이 발생한 것을 미뤄 비쳐 보았을 때 더본코리아의 주가 하락은 예견된 것이었다는 시각도 나온다.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더본코리아는 해외사업 관련 총괄 관리자 직무를 수행할 경력직 인재를 물색하는 등 해외 마스터프랜차이즈(MF) 사업 확대에 나섰다. 매출 구조 다각화로 기업의 지속 성장을 노리고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K-푸드 관심이 큰 만큼 MF가 본격화될 시 가맹점 수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더본코리아의 국내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MF 전략을 통한 해외 진출로 향후 해외 매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더본코리아의 중장기 사업 방향은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을 통한 해외 점포 수 확장 △국내 지역 개발을 통한 시너지 창출 △글로벌 K-소스 제조 및 유통 사업 확장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장기 방향성이 확고한 점은 긍정적이나 아직 해외 매출은 제한적인 만큼 유의미한 해외 매출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최소 2~3년 시간이 투여되지 않을까 사료된다"고 설명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준에서 국내 수익성 개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되나 브랜드 수평 확장으로 안정적인 외형 및 이익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는 그간 개별프랜차이즈 형태로 해외 진출을 진행했으나 속도감 있는 진행을 위해 현재는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전략을 변경했다. 빠르면 2025년 말부터 변경된 전략 하에 가속화된 신규 출점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