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최근 탈모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탈모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국내 제약사들이 기존 탈모 치료제의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이 기존 탈모약의 단점을 보완한 탈모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정보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탈모로 진료받은 환자는 지난 2018년 22만5000명에서 2022년 24만8000명으로 약 10.2% 증가했다. 지난 2022년 탈모 환자 중 40.1%는 20~30대였다. 성별 비율로는 남성이 55.4%, 여성이 44.6%였다. 대한탈모학회는 국내 탈모 인구를 1000만명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 우려로 탈모약 복용을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성욕 감퇴, 발기 부전, 간기능 장애뿐만 아니라 우울증 등 정신과적 부작용 가능성도 있다. 최근에는 유럽의약품청(EMA)이 자살 충동 위험성이 제기된 일부 탈모약 성분에 대한 심의에 들어갔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탈모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JW중외제약은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촉진시키는 혁신신약 후보물질 JW0061을 연구하고 있다.
Wnt 신호전달경로는 배아 발생과 신체 성장 과정에서 피부 발달 및 모낭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피부 줄기세포의 모낭 분화를 촉진한다. 특히 모근 끝에 위치해 모발의 성장과 유지를 조절하는 모유두 세포 증식에도 관여한다. 현재까지 이 경로에 관여하는 신약은 없다는 게 JW중외제약 측 설명이다.
지난 5월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열린 미국 피부연구학회에서 기존 탈모치료제 대비 JW0061의 모낭생성 및 모발성장 우위성을 발표했다. 인간 피부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를 활용해 동물시험 및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하지 않고도 실제 인간 두피에서 모낭을 생성하는지 예측했다.
피부 오가노이드에 JW0061과 표준치료제를 각각 처리한 결과 JW0061이 표준치료제에 비해 약물 처리 5일째 기준 모낭 수가 7.2배 많았다. JW0061은 전임상을 완료했으며 현재 식약처에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 제출을 준비 중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JW0061은 기존의 탈모치료제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유망한 치료 옵션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남성과 여성 탈모 환자 모두 사용이 가능하며 안전성도 우수한 글로벌 혁신 탈모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위더스제약, 인벤티지랩과 함께 탈모 치료 장기지속형 주사제 IVL3001을 개발 중이다. 한달에 한번 투약하는 형식으로 편의성을 크게 높일 전망이다.
기존 탈모 치료제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양을 매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반면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투약하면 매일 경구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돼 편리하면서도 안정적 효능이 담보된다. 병원을 방문해 투약해야 하므로 오·남용 및 부작용 위험도 적다는 설명이다.
IVL3001은 호주에서 1년간 진행한 임상 1상 시험에서 탈모 치료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세계 최초 인체 검증 결과를 도출했다. 기존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최대 리스크인 초기과다방출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1달 이상 안정적으로 혈중에 일정한 농도로 노출됐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을 한 달에 한 번만 투여하면 되는 높은 편의성을 제공하면서도 기존의 경구용 약물과 동등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장기간 안정적인 혈중 약물 농도를 유지할 수 있어 기존 장기지속형 주사제들이 겪었던 초기과다방출 현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며 "치료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큰 장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h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