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등에 대한 중간검사 결과 발표를 다음달로 미룬 것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매운맛으로 시장과 국민께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주택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업계 및 부동산시장 전문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등 주요 금융지주·은행권에 대해 검사 결과를 미룬 이유는 원칙대로 매운맛을 시장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1월 중에 발표하는 게 적정하다는 판단에 미뤘다"며 "경미하게 추궁하려했다면 이달에 발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우리금융지주 및 계열사 등 금융권에 대한 정기검사를 실시하고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1일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현 경제상황과 금융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사결과 발표를 내년 초로 연기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의 경우) "파벌주의와 그로 인한 운용상의 난맥 등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드러난 상태다"라며 "솔직히 현 회장 및 행장 체제에서 이 점이 고쳐졌다고 보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문제가 아니라 금융그룹의 문제로 보고 있고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NH농협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우리금융까지 3개 금융지주·은행을 검사했고 공통 우려 사항이 있었다"며 "이번 기회에 잘잘못을 따진다기보다는 저희 감독 당국의 자기 반성적인 측면도 있고, 은행들의 개선 여지도 있다는 것을 밝히는 측면에서 정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에서 진행한 '70세 룰' 개정에 대해선 "현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이 안 됐고, 도전하더라도 (함영주 회장이) 규정 적용은 안 받겠다고 하실 분이지 무리한 비판을 받으며 적용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2일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했다. 하나금융은 이번 개정을 통해 '이사의 재임 연령은 만 70세까지로 하되,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는 경우 최종 임기는 해당 임기 이후 최초로 소집되는 정기주주총회일까지로 한다'라고 변경했다. 이는 재임 임기를 모두 보장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님은 하나금융지주에 애정이 많은 분"이라며 "저희(금융감독원)가 연임이 불가하다, 이런 입장은 아니다"라며 "대형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관리를 위해선 은행장 내지 지주 회장께서 연임 시점에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하고, 그런 부분까지 고려해서 절차를 진행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그런 의미에서 함 회장은 무리하게 비판을 받을 형태로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농협금융 인사에 대해선 농업인의 중요성과 산업의 특성을 이해하는 분이 맡아야 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농협지주·중앙회와 소통하고 있고 금융권 건전성 및 영업리스크 관리에 대한 인식은 우리와 같다"며 "농민과 농업에 대한 애정과 이해도를 가진 균형있는 선임을 진행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