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신동국 해임안 부결…한미약품 4자연합 임시주총 '완승'


형제 측 이사 선임안 자동 폐기
박재현 "좋은 방향으로 결론나 기뻐"…임종훈 "주주들 결정 존중"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19일 전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해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1년여간 경영권 분쟁 중인 한미약품그룹의 4자연합 측 인사가 이사직을 유지한다. 형제 측은 한미약품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박재현 대표이사 등 4자연합 측 인사 2명을 해임한다는 그림을 그렸지만 이에 실패했다.

한미약품은 19일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박재현 사내이사(한미약품 대표이사) 해임 건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건 △박준석 사내이사(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선임 건 △장영길 사내이사(한미정밀화학 대표) 선임 건 등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4자연합(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회장, 킬링턴 유한회사) 측 6명과 형제(임종윤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측 4명으로 구성돼 있다. 형제 측은 4자연합 측 이사 2명을 해임해 이를 뒤집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사진은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왼쪽부터)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한미그룹, 한양정밀, 더팩트 DB

임시 주총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의결권 확인 절차 등으로 약 33분 정도 늦게 시작됐다. 의결권이 있는 전체 주식 수(1268만214주) 가운데 출석률은 80.59%(1021만9107주)로 집계됐다.

박 대표에 대해 찬성 53.62%·반대 46.32%, 신 이사에 대해 찬성 53.64%·반대 46.30%의 표결 결과가 나왔다. 출석 주주의 3분의 2인 66.7% 이상의 찬성표가 나오지 않아 해임 안건은 부결됐다. 해임안 부결에 따라 기존 이사 해임을 전제로 한 박준석·장영길 사내이사 선임 건은 폐기됐다.

이사 해임 절차는 상법에 따라 주주총회 '특별 결의' 안건으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한미약품 측은 최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의 41% 이상의 지분을 제외하면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장윤석 기자

박재현 대표는 임시주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미약품이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에서 좋은 방향으로 결론 지어져서 개인적으로 너무 기쁘다"면서도 "반면 이런 소모적인 임시 주총을 해야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착잡한 심정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소모적인 것보다는 회사가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될지에 대한 방향성을 고민하는 데 좀 더 전력을 투구해야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미래를 위한 생각들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형제 측의 고소·고발을 두고는 "저도 굉장히 답답하다"며 "저를 포함해 회사에 8건이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주총이 끝났으니까 한미사이언스 측에서 취하하는 게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저희가 봐도 근거도 없는 부분이고 한미사이언스 측에서도 아마 알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측은 주총 이후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주주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한미약품을 포함해 그룹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는 의견과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주사 대표로서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으나 그룹 전체가 최선의 경영을 펼치고 올바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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