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가 매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기분 좋은 한해를 보내고 있다. 그는 남은 하반기 특별한 변수가 있지 않는다면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업권 첫 여성 행장으로서 임기 첫 해에 '연간 흑자' 꿈을 이루게 된다. 다만 향후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 등 대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노력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3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분기 대비 3.1% 증가한 100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299억원의 적자 대비 큰 폭 상승한 345억원의 이익을 써냈다.
3분기 충당금적립전이익은 43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6% 증가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0.16%,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2.94%로 같은 기간 각각 0.32%포인트, 6.34%포인트 늘었다.
수익성 지표가 되는 순이자마진(NIM)은 전년 동기 대비 0.43%포인트 증가한 2.49%다. 예대율은 지난해 대비 5.1%포인트 상승한 60.8%다.
자본 및 자산 건전성 개선도 눈에 띈다. 3분기 자기자본비율(BIS)은 전년 동기 4.78%포인트 상승한 15.62%를 기록했다. 토스뱅크의 3분기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99%, 1.05%로 전년 동기 대비 0.19%p, 0.22%포인트 감소했다. 무수익여신비율 역시 0.79%로 같은 기간 0.47%포인트 줄었다.
높은 중·저신용자 비중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연체율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 토스뱅크의 올 3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33.8%(3개월 평균 잔액 기준)로 올해 3개 분기 연속 목표치(30%)를 초과 달성했다. 3분기 기준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평균 잔액은 4조원이다.
특히 수신부문에서는 차별화된 예적금 상품들이 고객의 호응을 받으며 잔액 비중을 크게 높였다. 토스뱅크 3분기 고객수는 1100만 명으로 전년 동기 (799만명) 대비 39% 증가했다. 11월 말 현재 1150만명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토스뱅크는 첫 흑자를 낸 지난해 3분기 이후 매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연간 흑자' 목표 달성에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토스뱅크는 지난해 3분기 86억원으로 첫 분기 흑자를 냈고 이어 같은해 4분기 124억원, 올해 1분기 148억원, 2분기 97억원, 3분기 1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5개 분기 연속 흑자 기록이다.
남은 하반기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은미 대표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업권 첫 여성 행장으로서 임기 첫 해에 '연간 흑자'를 달성하게 된다.
지난 3월 28일 대표이사 행장으로 공식 선임된 이은미 대표는 업계에서 재무 전문가로 불린다. 이 대표는 스탠다드차타드 싱가포르&SC제일은행 재무관리부를 거쳐 도이치은행, HSBC홍콩 지역본부 아태지역총괄 상업은행 최고재무책임자를 지냈다. 이후 대구은행에 경영기획그룹장으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주도했던 이력이 있다. 이 대표의 임기는 2026년 3월 31일까지다.
그는 지난 3월 취임과 동시에 임직원들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토스뱅크의 혁신 DNA를 이어가며 고객에게 새로운 은행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혁신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이를 증명해 나갈 것이다", "올해를 첫 연간 흑자 달성의 원년으로 만들고 동시에 천만 고객 은행으로서 고객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재무적 안정성과 리스크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 인뱅 3사 '막내' 토뱅 올해 혁신·포용금융 선봬…여신상품 경쟁력 확보 등 과제
토스뱅크는 올해 혁신금융을 선보였다. 지난 1월 국내 금융사 최초로 살 때도, 팔 때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외환 서비스를 출시했다. '세상의 돈을 자유롭게, 살 때도 팔 때도 평생무료환전'이라는 슬로건으로 출시된 외환 서비스는, 외화통장 하나로 전 세계 17개 통화를 24시간 내내 실시간으로 환전할 수 있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출시 21일 만에 60만좌를 돌파했고, 일평균 2만8500여 좌 이상이 신규 계좌로 개설되는 등 순항했다. 출시 10개월만에 162만명의 고객이 13조원을 환전했다.
올해 8월 광주은행과 함께 출시한 함께대출은 양행이 함께 3개월만에 2780억원을 신규 공급하며 고객 선택권을 확대했다. 지방은행과의 상생을 통해 사회적 가치도 충족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위드 토스뱅크'라는 사회공헌 브랜드를 출범하기도 했다. 최근 서울시와의 협약을 통해 서울시가 프리랜서 및 단기 계약직 노동자를 위해 제작한 표준계약서를 '쉬운 근로계약서' 내에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여신부문에서는 신상품의 성장이 자산 안정성 개선을 주도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전월세보증금대출'의 올해 3분기 기준 잔액은 1조 9572억원을 기록해 전체 여신에서 13%를 차지하며 여신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토스뱅크의 수익성을 이끄는 여수신 규모는 소폭 감소한 상태다. 3분기 여신잔액은 14조69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0.56% 줄었다. 같은 기간 수신잔액은 27조660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2% 늘었으며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0.3% 줄었다.
이는 정부의 강화된 가계대출 기조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도 있다. 성장세를 감안하면 향후 대출 포트폴리오 관리는 토스뱅크에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고객을 위한 다양한 혁신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하며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며 "이같은 성장세를 토대로 앞으로도 은행의 건전성과 금융소비자의 효익을 모두 증대하는데 앞장서는 혁신과 포용의 은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 3사 중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와 달리 가계대출의 핵심 상품인 주택담보대출이 없어 여신상품 경쟁력 확보 역시 과제다. 토스뱅크는 현재 주담대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담대 출시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인터넷은행에선 토스뱅크가 올해 연간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한다면 국내 인터넷은행3사 모두 흑자궤도에 오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뒤 2019년 첫 연간 순이익을 냈다. 2017년 설립된 케이뱅크 역시 2021년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금융감독원의 올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3사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1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900억원)대비 78.2% 증가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수익성이 좋은 모델이라는 것이 3사 흑자 전환을 통해 확인된 셈"이라며 "3사 모두 연간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토스뱅크도 하반기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연간 흑자 전환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