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임시주총 D-day…대표 해임안 놓고 오너일가 '격돌'


19일 오전 10시 임시 주주총회 개최
법원, 4인연합 가처분 기각…"이사회 결의 인정"

지난 6월 서울 송판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약 1년째 경영권 분쟁 중인 한미약품그룹이 임시주주총회에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해임안' 등을 두고 다시 맞붙는다. 형제 측은 모녀 측 4자연합 인사를 해임하고 경영권을 장악한다는 구상이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서울시교통회관에서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

임시주총 상정 안건은 △박재현 사내이사(한미약품 대표이사) 해임 건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건 △박준석 사내이사(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선임 건 △장영길 사내이사(한미정밀화학 대표) 선임 건 등이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4자연합(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회장, 킬링턴 유한회사) 측 6명과 형제(임종윤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측 4명으로 구성돼 있다. 형제 측은 4자연합 측 이사 2명을 해임해 이를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이사 해임 절차는 상법에 따라 주주총회 '특별 결의' 안건으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과 발생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약 1년째 경영권 분쟁 중인 한미약품그룹이 임시주주총회에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해임안 등을 두고 다시 맞붙는다. 사진은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왼쪽부터)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한미그룹, 한양정밀, 더팩트 DB

한미약품의 최대주주는 지분 40% 이상을 보유한 한미사이언스다. 앞서 4자연합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기 위해 수원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지난 17일 기각됐다. 이에 따라 임 대표의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다만 해임안 가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약 10%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13일 주총 안건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면서다.

앞서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은 해임안 반대를 권고했다. 박재현 대표가 2년 재임 중 매분기 연속으로 최고 실적을 달성한 점 등을 고려하면 부실경영 또는 불법행위를 주장하는 해임 요구는 불합리하며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 6월 말 기준 39.14%를 보유한 소액주주들이 이날 임시주총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한편 형제 측 임종윤 이사는 임시주총을 앞두고 4자연합 측에 주총 철회와 대주주 논의 등 물밑 대화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고소·고발 등 강경 대응을 펼쳤지만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게 되자 협상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형제의 분열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임 대표 측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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