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올해 상반기 휴대전화 문자 스팸 수신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동통신 3사가 스팸 예방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통신3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스팸을 탐지·예방한다는 방침이다.
18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스팸 유통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휴대전화 문자 스팸의 1인당 월평균 수신량은 11.59통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비 2.68통 늘었고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통신사도 가리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12.51통, KT는 11.90통, SK텔레콤은 10.68통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문자 스팸 내용은 주식과 재테크 등 금융이 6.41통, 도박 조장이 4.58통으로 가장 많았다. 주식 투자 유도 유형도 지난해 대비 25.9% 증가했다. 지난 5월 전국 12~69세 휴대전화·전자우편 사용자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정부는 피해가 심각하다고 판단, 지난달 28일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부당이익 환수와 대량문자 유통시장 정상화, 발송 차단 강화 및 수신 차단, 거버넌스 구축 등 5대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이동통신사와 문자중계사, 문자재판매사에게도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불법 스팸 발송을 묵인하거나 방치한 사업자에게 과징금 부과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사업자 의무를 구체화하고 과징금 부과 규정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신영규 방송통신이용자정책국장은 "상반기 대량문자 발송서비스를 통한 문자 스팸이 급증했다"며 "국민의 피해를 야기하는 불법 스팸 감축을 위해 방지 종합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통신3사도 불법 스팸 대응방안 마련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통신3사는 AI를 활용해 문자 스팸을 탐지·예방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SK텔레콤은 지난 9월 불법 스팸 문자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사 차원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신설, 고강도 조치 시행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송수신 문자에 대한 필터링 정책 업데이트 시간을 기존 1일 1회에서 10분당 1회로 단축했다. 불법 스팸 발송번호 등록 기준을 엄격하게 하는 등 필터링 기준도 강화했다.
또 본인인증 서비스 앱인 패스(PASS)에서는 'PASS 스팸 필터링'을 통해 불법 스팸 문자를 감시한다. 이에 더해 신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팸 메시지 포함 가능성이 높은 단어를 추출해 고객이 차단하도록 돕는 '키워드 추천', 지인·금융기관 등을 사칭하는 미끼 문자를 탐지해 고객에게 알람을 주는 '미끼 문자 AI 탐지 알림 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KT도 AI 기술을 활용해 스팸을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KT는 지난 3월 'AI 스팸 수신차단 서비스'를 내놨다. 고객이 받고 싶지 않은 광고성 문자가 있으면 AI가 자동으로 차단한다.
KT는 KISA와 업무협약을 맺고 불법 스팸 차단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ISA가 스팸 신고 데이터를 문자 중계 업무를 하는 KT에 제공하면, KT는 이를 바탕으로 추출한 스팸 번호를 블랙리스트에 포함해 전체 문자중계사에 전달한다.
KT는 전날에도 '스팸 의심문자 알림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고객이 받는 문자의 스팸 위험도를 판단, 경고 메시지를 표시하는 서비스다. 현재는 SMS(단문메시지서비스)에 대한 스팸 의심 여부를 표시하고, 내년부터는 MMS(멀티미디어메시지)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자체 개발 AI 기술인 '익시(ixi)'를 활용한 스팸 필터를 개발했다. 익시 스팸필터는 KISA에서 제공받은 스팸 신고 데이터를 AI 모델이 학습해 고객이 스팸메시지를 수신하기 전에 차단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스팸 메시지 필터링 정확도는 약 9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자사망을 사용하는 문자재판매사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했다. 스팸 메시지를 발송하기 위한 통로로 문자재판매사가 악용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는 최근 6개월간 사용량이 없는 사업자들에게는 발송 가능 건수를 월 1회로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불법 스팸 발송 이력 블랙리스트를 관련 기관과 공유하고도 있는데, 그 결과 지난 8월 한 달간 스팸 메시지 신고 건수는 상반기 월평균 대비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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