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척수 혼입' 매일우유 회수에도 소비자 불안 '여전'


복통·구토 인증글에 공포감 확산
16일, 홈페이지에 사과문 올려

매일유업이 세척수가 혼입된 멸균 우유 제품 일부를 자율 회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식약처가 16일 현장 조사에 들어간다. /식품안전나라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매일유업이 세척수가 혼입된 멸균 우유 제품 일부를 '자율 회수' 하겠다고 밝히고 사과문을 올렸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정확한 원인과 성분 분석이 빠른 시일 내 진행되고 명확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지난 12일 현대자동차 광주공장 연구소에서 급식으로 제공한 매일우유 오리지널 일부 제품을 마신 일부 직원들이 당일 복통을 호소하며 시작됐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실제로 해당 제품을 섭취한 직원들의 인증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은 더욱 빠르게 퍼져나갔다.

주황색 액체가 흘러나오는 매일우유 영상이 올라왔고 일부 작성자는 해당 제품을 마신 뒤 구토·복통을 호소하며 "식도가 타들어가는 느낌"이라고 적었다. 현대차 직원 2명이 해당 제품을 마신 뒤 고통을 호소해 병원 진료를 받았고 현재 퇴원한 상태다. 문제의 제품을 공급한 현대그린푸드는 "현대차 남양연구소에 납품한 매일우유 일부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에 매일유업은 13일 자사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올리고 특정 매일우유 제품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대상 제품은 매일유업 광주공장에서 제조한 제조일자 9월 19일, 소비기한 2025년 2월 16일인 '매일우유 오리지널(멸균) 200㎖' 제품이다.

매일유업은 "안전성 기준에 적합함을 확인하고 출고했으나 일부 제품에서 품질 이상이 발견됐다"며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설비 공정 등 다각도로 점검했고 설비 세척 중 작업 실수로 극소량의 제품에서 세척수가 혼입된 것이 확인돼 이에 따라 선제적으로 자율 회수를 결정했다"고 적었다.

이어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생산 중 모니터링을 강화해 즉각 조치했으며 이후 동일 라인에서 생산된 제품의 품질도 확인했으나 이상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후 매일유업은 제조과정에서 세척수가 혼입된 자사의 오리지널 매일우유 멸균 제품 1만개 이상을 자진 회수했다.

매일유업이 13일 공식 홈페이지에 제품 회수 안내문을 올린데 이어 16일 오전 사과문을 올렸다. /매일유업

그러나 '자율회수' '극소량의 제품'이라고 적어 논란을 축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세척수'라 명시했지만 주황색 액체의 정확한 성분, 혼입된 경위, 섭취 시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락스' '양잿물' 등 네티즌들끼리 다른 의견을 내놓으면서 불안감은 더 가중됐다. 매일유업 직원이라 밝힌 한 작성자가 직접 온라인 커뮤니티에 "락스 희석이 아니고 모든 식품공장들이 사용하는 가성소다"라고 설명했지만 가성소다가 '수산화나트륨(NaOH)' '양잿물'을 의미한다는 글이 올라오며 공포감은 확산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주황색 액체가 나온 영상은 과장된 부분이 있고 세척수 성분은 더 파악해야 한다"며 "이후 복통을 호소한 컴플레인은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일우유 제품 회수 사유는 '이미 이취' 3등급이다. 이미 이취는 정상적인 맛과 다른 맛 또는 냄새가 남을 의미하는데 세척수나 화학물질 혼입, 원료의 이상, 보관 중 온도 변화, 포장 과정에서 오염, 부패나 산패 등을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식약처는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 "제품에 표시된 고객센터에 문의 또는 구매처에 반품"이라고 적으며 섭취 중단을 당부한 상태다. 식약처에 따르면 문제가 된 매일우유 멸균 제품에 대한 현장 검사를 16일 진행한다.

광주시는 13일 생산시설과 공정에 대한 점검을 진행한 바 있는데 이번 조사에선 문제가 된 우유뿐만 아니라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매일유업에 대한 행정처분 여부가 결정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지자체를 통해 문제가 된 제품과 회사에서 생산되는 다른 제품까지 수거 검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미 이취 검사 항목이 바로 확인이 가능한데 처분이 확정되면 1차 시정명령"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16일 오전 매일유업은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매일유업은 "해당 제품을 수거하고 원인을 조사한 결과 생산 작업 중 밸브 작동 오류로 인해 세척액이 약 1초간 혼입된 것을 확인했고 이를 글로벌 유제품 설비 기업인 테트라팩사와 데이터를 통해 재검증했다"며 "이때 생산된 제품은 약 50개로 특정 고객사 1곳에 납품된 것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당 제품을 가지고 계신 고객님들께서는 고객센터로 연락해 주시면 안내드리겠다"며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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