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쿠데타, 독재 좋아하나?"
12·3 내란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법무법인 율우가 변호한다는 소문이 돌자,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는 댓글 반응이다. 율우는 과거 12·12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손에 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대리해 '세기의 이혼' 소송의 결과를 뒤집은 로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해 수사 대상이 된 윤 대통령은 현재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탄핵 상황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는 전날 대국민 담화 이후 변호인단 구성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전국민적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어 쉽게 변호인단을 꾸리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나오지만, 일찌감치 변호인단 구성이 마무리됐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로 법무법인 율우가 변호를 맡게 됐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최근 JTBC 유튜브 라이브 '장르만 여의도'에서는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이미 율우로 변호인단이 꾸려졌다"고 못 박았다. 이러한 다소 단정적인 예측이 나오는 이유는 그간 율우가 윤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법조인 다수로 조직된 '친윤 로펌'으로 불렸기 때문이다. 주축인 이상호(22기)·전우정(26기) 대표변호사 모두 윤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친분이 있는 인물로 언론을 통해 수차례 거론됐고, 윤 대통령 측근인 조상준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은 지난 2022년까지 율우 대표변호사를 지냈다. 율우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도 변호했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해당 소식과 관련한 온라인상 반응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율우는 쿠데타를 좋아하네", "쿠데타 혈통에 끌리나 봄", "독재자를 좋아하는구나"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이는 지난 1979년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군부 내 사조직 하나회를 중심으로 12·12 사태를 일으킨 노태우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찾아 남긴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율우가 최근 맡은 굵직한 사건 중 하나가 노태우 전 대통령 딸 노소영 관장의 '세기의 이혼' 소송이다.
노 관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소송은 당초 SK 성장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가 전혀 인정되지 않으며 최 회장의 승리가 점쳐졌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을 뒤집고 역대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 1조3808억원' 판결을 내렸다. 이러한 노 관장의 승소를 이끈 인물로 항소심 대리인단에 합류한 율우의 김기정(16기) 대표변호사가 꼽힌다. 당시 노 관장 측은 '비자금 300억원'의 존재를 알리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남긴 '쪽지 메모'를 새로운 증거로 제시, 기업 활동을 하지 않은 노 관장이 SK 지분에 대한 몫을 챙길 수 있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노 관장이 승소한 것도 윤석열 라인 로펌 덕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최근 율우가 맡은 또 다른 굵직한 사건으로는 김영식 여사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가 일으킨 'LG가(家) 세 모녀 상속 분쟁'이 있다. LG 특유의 '아름다운 승계 전통'과 '인화(人和)'의 가치를 깨고 75년 만에 그룹 내 발생한 상속 다툼이다. 율우는 세 모녀 측을 대리해 LG그룹과 맞서고 있다. SK, LG 등 대형 잠재 고객인 대기업과 잇달아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율우는 과세 회피, 병역 면탈, 사기, 유명 연예인 아내 금전 지원 등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구 대표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의 법률대리도 맡고 있다. 앞서 윤 대표가 세 모녀를 부추겨 상속 분쟁을 일으켰다는 '배후설'이 있었던 만큼, 윤 대표와 율우의 관계가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율우는 대여금 2억원을 놓고 윤 대표(피고)와 삼부토건 창업주 손자 조창연 씨(원고)가 다투고 있는 대여금 반환 청구 민사 소송에 이어 같은 내용 사기 혐의 형사 사건의 변호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정민 율우 변호사는 "언론과 인터뷰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율우 측은 윤 대통령 변호 가능성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율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