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곡선 그리는 코코아·원두 가격…식품업계 '시름'


이상 기온 영향으로 코코아, 원두 등 가격 지속 상승세
국내 식품업계 원가부담 갈수록 커져

이상기온에 따른 기후인플레이션으로 코코아와 원두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이상 기온에 따른 '기후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며 코코아와 원두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이미 일부 업체는 과자와 음료 가격을 올렸는데 또 다시 가격 인상이 단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예기치 못한 탄핵 정국으로 고환율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수입이 필수인 코코아 가격까지 인상되자 식품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가격은 톤당 9425달러로 연초 대비 120% 이상 올랐다. 이상 기후 영향으로 재배 면적이 감소하면서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코코아 가격이 급등하자 제과 업체들은 최근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오리온은 이달 1일부터 13개의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대표적인 초코 과자 초코송이의 가격 인상폭은 20%에 달한다. 해태제과도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올렸고 롯데웰푸드 역시 빼빼로와 가나 초콜릿 등 17종 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했다.

원두가격이 47년 만에 최고치를 찍으며 커피값이 인상될거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추워지는 날씨, 시민들이 커피를 들고 출근하고 있는 모습. /장윤석 기자

원두 가격도 올랐다. 뉴욕 국제상품거래소(ICE)에 따르면 아라비카 원두의 선물 가격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기준 0.45kg당 3.44달러(한화 약 4936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올해 들어서만 80%가량 급등한 것으로 1977년 이후 47년 만에 최고치다.

이는 아라비카 원두를 생산하는 브라질과 인스턴트 커피에 사용되는 로부스타 품종의 최대 생산지인 베트남이 폭설 가뭄 폭우 등이 반복되면서 수확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커피나무는 열매를 맺기까지 통상 3~5년이 걸린다. 이를 감안하면 원두 가격 안정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원두 가격이 오르면서 이미 한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는 국내 식품사들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15일부터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고 스타벅스 코리아도 지난 8월 원두 가격 상승을 이유로 카페 아메리카노 그란데(473㎖), 벤티(591㎖) 사이즈와 원두 상품 등의 가격을 올렸다. 컴포즈커피, 더벤티 등 테이크아웃을 겨냥한 저가커피 브랜드도 올해 각 음료마다 적게는 200원, 많게는 1000원가량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농작물이다 보니 가격 변동은 당연하지만 최근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업계가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며 "원두 가격 외에도 환율 등 다른 비용도 오르면서 가격에 반영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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