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두산그룹이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이전하는 구조 개편을 일시 중단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임시 주주총회(주총)를 열지 않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오는 12일로 예정된 임시 주총 소집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10일 공시했다. 두산로보틱스도 이날 "향후 예정된 모든 분할 합병 관련 사항은 취소됐다"고 밝혔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임시 주총을 통해 분할 합병 관련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었다.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 회사와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둔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해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를 합병하는 것이 골자다.
추락하는 주가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2만2000원대였던 주가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만7000원대까지 미끄러졌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시한 주식 매수 예정가 2만890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분할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 매수 청구권 규모가 6000억원이 넘을 경우 해당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분할 합병 당사 회사들의 주가가 단기간 내 급격히 하락해 주가와 주식 매수 청구 가격 간 괴리가 크게 확대됐다"며 "이에 따라 종전 찬성 입장이었던 많은 주주들이 주가 하락에 따른 주식 매수 청구권 행사를 위해 반대 또는 불참으로 선회함에 따라 분할 합병 안건의 임시 주총 특별 결의의 가결 요건의 충족 여부가 불확실해지고, 또 당초 예상한 주식 매수 청구권을 초과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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