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고려아연, 10대 1 액면분할해 주주가치 보호할 것"


자사주 전량 소각·배당정책 공시 정례화 등 방안제시
투자심의위원회·ESG양성평등위원회 신설도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회복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주가치 보호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한림 기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이사회에 들어가게 되면 주식을 액면분할하고 자사주 12.5%를 전량 소각, 배당정책 공시 정례화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MBK파트너스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회복' 기자단감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고려아연의 주주가치 회복을 위해서는 현재 최 회장 중심의 기업지배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은 임직원과 주주 또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간산업으로써 국가 경제의 것이기도 하다"며 "이러한 회사를 사적 이익 추구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최 회장 중 그러면서 고려아연은 3가지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즉각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주식 액면분할이다. 유통주식수를 확대하고 주식시장에서 유동성을 높여 고려아연 주주가치 저평가 요인들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회장은 한국거래소 자료를 토대로 기업이 10대 1로 액면분할 하면 거래량이 최대 18배 늘었다고 제시하면서 "대체로 10대 1 액면분할을 많이 한다"면서 구체적 비율도 언급했다. 고려아연은 액면가가 5000원이기 때문에 10대 1로 액변분할 시 주가가 15만3500원(9일 종가 기준)이 되는 셈이다.

또한 자사주 12.5%를 전량 소각하고 배당정책 공시도 정례화해 예측 가능한 현금 배당 투명하게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미소각 자사주는 최윤범 회장 측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리사주조합이나 제3자 등 우호주주에게 처분될 수 있다는 우려로 시장에서 주주환원으로 평가되지 않고 있다"며 "최 회장 측이 보유한 자사주를 전략 소각해 주주가치 저평가 요인을 제거하고 주주환원을 실질적으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참여와 거버넌스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소수주주들의 분리선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주주권익보호를 위한 담당 사외이사를 이사회결의로 지정해 주주참여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내부거래위원회의 권한을 명시 및 강화하고 투자심의위원회와 ESG·양성평등위원회를 신설해 경영 원칙을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투자심의위원회 신설 부분에서는 최 회장의 사적 이익 추구 목적의 회삿돈 투자를 악용 사례로 제시하면서 이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투자심의위원회에서는 고려아연의 투자 활동에 대해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와 본업과 무관한 중요한 거래를 엄격하게 검증하고 심의할 계획이다. 원아시아파트너스, 이그니오홀딩스 투자와 같은 검증되지 않은 투자활동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MBK·영풍과 고려아연은 내년 1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김 부회장은 이날 공개한 주주가치 보호방안들을 오는 임시 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제시하지 않고 이렇게 알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우리는 최대주주지만 아직은 회사의 외부자다. 또 이번 임시 주총엔 안건이 너무 많다. 이것까지 넣으면 주주들이 투표할 때 헷갈리실 수 있을 것"이라며 "최종적으로는 이런 주주가치 보호방안들은 최 회장 측과 경쟁하는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건 함께 끌어안아야 하지 않겠나. 임시 주총 이후 정기 주총 통해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희가 요구하는 것은 회사의 경영진이 물러나는 것이 아니다. 1대주주로서 회사 운용에 참여하자는 것이다. 주주그룹이 여러 명이기 때문에 2대주주가 CEO를 하면서 문제를 발생시키지 말고, 집행위원에서 빠지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이대로 방치하다간 고려아연의 핵심 역량까지 훼손될 처지다. 최 회장의 독단 경영을 감시하지 못하는 현재의 지배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고려아연의 미래가 암울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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