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탄핵 후폭풍에 환율 고공행진…달러당 1430원까지 터치 


9일 원·달러 환율, 6.8원 오른 1426원 개장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부결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황원영 기자] 계엄령 후폭풍에 따른 탄핵 정국으로 국내 정세가 불안정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장 중 1430원대를 터치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0시53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1419.2원·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2.6원 오른 1431.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6.8원 오른 1426원에 문을 열었다. 환율 개장가가 1420원을 넘긴 것은 2022년 11월 4일(1426원) 이후 2년여 만이다. 이후 1430원을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주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부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앞서 국회는 지난 7일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탄액소추안을 표결했으나 재석 의원 195명이 참여하는 데 그쳐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됐다.

야권은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때까지 매주 안건을 상정하겠다고 밝혀 정국 불안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분주한 상황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한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를 열고 필요시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으로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환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구조적 외환수급 개선방안도 이달 중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는 환율 상단을 1450원으로 제시했다.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로 환율이 당분간 오를 수 있으나 당국 개입과 국제 정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한국 정국 불안 연장이 원화 위험자산 투심을 극단적으로 위축시키며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련의 사태가 원화 가치 추락으로 이어질 악재라고 진단해 단기적으로 상단을 145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도 원·달러 환율 상단을 1450원으로 유지했다. 김병연·강승원·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 정치 리스크와 연동한 단기 불확실성이 불가피하지만, 환율의 방향성을 바꿀 재료(요인)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연말·연초 및 내년 1분기에 불확실성 지속할 공산 커도 연간으로 보면 환율이 1300원대 초중반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개입 의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달 말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 한도를 500억달러로 확대했고 국민연금의 외화선조달 한도를 확대 시행 중이며 계엄 사태 이후 무제한 유동성 공급의 의지를 밝혀 추가 상승 압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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