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을 품으면 OK금융은 자산 기준 저축은행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OK금융이 지난해부터 우리금융과 함께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떠오른 만큼 이번 인수 추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모습이다. 매각의 최대 관건은 '가격'이 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업권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주목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그룹은 이달 2~13일 상상인저축은행 실사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따로 주관사를 두는 방식이 아닌 삼일회계법인 자문을 받아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같은 계열사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실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로써 상상인저축은행은 우리금융이 철수한 후 1년 만에 새로운 인수 후보자를 찾게 됐다. 원매자와 매각 측의 인수가격에 대한 눈높이가 맞으면 내년 상반기 내 인수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는 "OK금융에서 의향이 있고 저희도 매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OK금융에선 인수를 통해 업계 1위에 등극한다는 게 주요한 것 같다. 세부내용은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OK금융 관계자는 "확인불가한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인수합병(M&A) 시 OK저축은행은 단숨에 자산규모 1위 저축은행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올 3분기 말 기준 자산 규모 1위는 SBI저축은행으로 총자산 14조8211억원이다.
OK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13조7843억원으로 현재 2위다. SBI저축은행과 1조원가량 차이가 난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자산(약 2조7554억원)이 더하면 OK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약 16조5397억원으로 SBI저축은행을 뛰어넘는다.
또 인수합병 시 영업구역이 확대되면서 전국구 저축은행으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OK저축은행은 서울에 본점을 두고 '광주·전남·전북·제주'와 '대전·충남·충북'까지 총 3곳의 영업권을 갖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경기·인천'에서 영업하고 있어 인수합병 시 총 4곳의 영업구역을 갖게 된다.
저축은행업계에선 그동안 멈춰있던 업계의 M&A 시계가 다시 돌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금융당국이 관련 규제완화에 나선 이후 첫 사례인 만큼 성사 여부에 따라 저축은행간 M&A가 활성화될 것이란 과측도 나온다.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한다면 업계 1위 숙원 OK vs 1위수성 SBI로 귀결될 듯 하다"며 "인수의향이 있기에 실사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종적으로 인수가 될지는 아직 알수 없기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매각의 최대 관건은 '가격'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OK금융그룹은 과거에 실사 후 인수를 포기하기도 했다. 저축은행 매각가는 보통 PBR(주가순자산비율)로 평가된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기업가치는 올 3분기 말 자본총계 기준 최소 1971억원에서 최고 3066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수익성과 건전성 등으로 실제 매각가는 더 낮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상상인저축은행의 3분기 누적 순손실은 658억원을 기록했다. 업권에서 두 번째로 큰 적자 규모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22.27%로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며, BIS 비율은 10.23%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11%) 보다 낮은 수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들이 인수 등을 통해 메가저축은행으로 더 성장하는 계기로 작용해 국내 저축은행의 성장과 시장 경쟁에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소형사와의 양극화 심화를 더 크게 만들지 아니면 대형사들의 지방 중소형사들 인수 활성화를 통한 양극화 해결방안으로 작용할지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