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45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계엄이 해제됐지만, 연말 내내 정국 변화를 지속해서 점검해야 하는 등 불확실성에 놓이게 됐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이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해 산업 현장에서도 생산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LG 등 주요 기업들은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하며 향후 경제적 리스크 시나리오를 고려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삼성은 계열사별 밤샘 대책을 세우고 오전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특히 해외 거래선을 대상으로 설명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관으로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대책 회의를 소집했다.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시장 및 그룹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은 계열사별 비상 대책 회의를 소집해 금융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해외 거래선 대응안 등을 논의했다. 국회의사당이 있는 서울 여의도에 본사를 둔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전 부서 인원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HS효성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임원들이 참여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마찬가지로 추후 영향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HD현대는 이날 오전 7시 30분쯤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서는 향후 발생 가능한 경제 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각사 대응 전략을 수립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국내외 상황이 긴박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사 사장들은 비상 경영 상황에 준하는 인식을 가져야 하며, 특히 환율 등 재무 리스크를 집중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기업들의 '긴장 모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국이 어떻게 변화해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없어서다. 탄핵으로 이어진다면 해외 거래선과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울 추가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민주노총이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은 자동차, 조선, 철강, 항공, 화학 등 다양한 업종에 속해 있어 기업 입장에서 생산 차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민주노총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 일당의 반란은 실패했고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은 맨몸으로 계엄군을 막아섰다"며 "이제 심판의 시간이다. 윤석열의 위헌, 불법 계엄에 가담한 국무위원들도 전원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10시 23분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에 이날 오전 1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 등 190명은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윤 대통령은 국회 요구 3시간 30분 후인 이날 오전 4시 30분께 국회 요구를 수용,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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