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초월' 尹 비상계엄 선언에 가뜩이나 힘든 한국경제 '흔들'


환율, 美 증시 한국주 급등락…국가신용등급 '악영향' 우려도

윤석열 대통령이 3~4일 비상계엄 사태를 야기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하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 선포'라는 상상초월 사태를 야기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경제에 찬물을 끼얹었다. 원·달러 환율, 비트코인, 뉴욕증시의 한국 관련주들이 급등락했고, 국가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윤 대통령이 급부상한 모양새다.

4일 외환 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전날 밤 10시 23분 이후 빠르게 치솟기 시작해 11시 50분께 1446.5원으로 급등했다가,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한 직후 빠르게 하락해 새벽 2시에 14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3월 15일 이후 15년 8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국내 거래소에서 1개당 1억3000만원대에서 거래되다가, 비상계엄 선포 직후 8800만원대로 30% 이상 급락했다가,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직후 빠르게 회복해 4일 오전 7시 16분 기준 1억34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한국 관련 종목들에 대한 '패닉셀' 현상이 나타났다가,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EWY)은 장중 최대 7%가량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하고, 윤 대통령이 새벽 4시 20분께 이를 '수용'하자 손실을 일부 회복해 전장 대비 0.90포인트(1.59%) 내린 55.81에 장을 마쳤다.

윤석열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주요 경제 정책으로 내세웠지만, 윤 대통령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가중시키는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윤 대통령이 자초한 비상계엄 사태를 속보로 타전하면서 "1980년대 이후 민주적이라고 여겨왔던 한국의 민주주의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 "한국의 불안정성이 커졌다" 등의 평가를 내놨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했고, 이는 가뜩이나 한국 증시를 떠나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행보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국가의 내란이나 정쟁도 신용평가에 중요하게 고려한다.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면 국채 가격 폭락으로 이어져 한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한국 정부의 경제 사령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경제 컨트롤 타워로서 경제 전반 관리 및 점검에 흔들림 없이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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