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식자재 사업 뗀 '허서홍號' GS리테일, 본업 경쟁력 높일까


파르나스호텔·후레쉬미트 인적분할, 편의점·슈퍼마켓 등 집중
3분기 영업익, 전년比↓…해외 법인, 신사업 수익 개선 과제도

GS리테일이 호텔과 식자재 자회사를 인적분할하고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 유통 사업 부문에 매진하기로 한 가운데 내년 부임하는 허서홍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사진 우측 상단)이 GS리테일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GS타워 /우지수 기자·GS그룹

[더팩트|우지수 기자] GS리테일이 오너 4세 허서홍 부사장 체제 전환을 앞두고 호텔·식자재 사업체를 분리하는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GS리테일이 핵심 사업 유통 부문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사업을 개편한 것이다. 9년 만에 수장이 교체된 GS리테일의 본업 강화 전략이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파르나스호텔과 식자재 가공업 전문 기업 후레쉬미트를 자회사로 두는 지주회사 GSP&L(GS피앤엘)이 지난 2일 출범했다. 이에 따라 GS리테일은 이달부터 호텔과 식자재 부문을 GS피앤엘에 맡기고 편의점·기업형슈퍼마켓(SSM)·홈쇼핑 운영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GS리테일은 지난 6월 3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파르나스호텔과 후레쉬미트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이후 지난 1일 두 회사의 분할이 시행됐고, 지난 2일 GS피앤엘이 설립됐다. GS피앤엘은 오는 23일 신규 상장을 예정하고 있다. 초대 대표이사로는 김원식 전 GS리테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맡았다.

내년 1월 1일부터 GS리테일 대표이사로서 근무하는 허서홍 부사장은 유의미한 성장을 하지 못한 주력 사업 개선 임무를 맡는다. 호텔, 식자재 사업 운영을 넘긴 GS리테일의 유통 사업에 집중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GS리테일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3조5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 감소한 806억원을 기록했다. 슈퍼마켓을 제외한 대부분 채널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 대비 축소됐다.

편의점 사업에서는 업계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CU와의 매출액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GS25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GS리테일의 전체 매출액 75%, 영업이익 78%를 담당하는 핵심 사업인 만큼 경쟁력 강화 방책이 필요하다.

현재 편의점 업계에서 매출액은 GS25가, 영업이익과 점포 수는 CU가 각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GS25는 지난해 말 매출액이 8조2457억원으로 CU보다 1140억원 많았지만, 올 3분기 양사 매출액 격차는 160억원까지 좁혀졌다. GS25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729억원으로 CU보다 95억원 적다.

내년 1월 1일부터 부임하는 허서홍 GS리테일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은 편의점 GS25의 경쟁력 제고, 수익성 부진 사업 개선 등 임무를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의 한 GS25, CU /우지수 기자

이외 GS25 해외 법인과 배달 플랫폼 요기요 등의 수익성 개선도 허서홍 부사장이 떠안은 숙제다. GS25 몽골 법인은 지난 2021년부터 매년 외형 확장에 따른 영업익 적자를 기록하며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 규모가 483억원에 달한다. 지난 2021년 약 3000억원을 들여 지분 30%를 인수한 요기요는 불어나는 손실에 장부가액이 올해 3분기 495억원으로 감소했다.

호텔 사업을 떼낸 GS리테일은 유통 부문 사업 경쟁력 확보 중요성이 더 커졌다. 지난해 GS리테일의 주요 사업 부문(편의점, 수퍼마켓, 홈쇼핑, 개발사업, 호텔, 공통 및 기타) 중 파르나스호텔이 전년 대비 매출액, 영업이익 성장률이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파르나스호텔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GS리테일 전체 영업이익 중 1.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1030억원으로 2년 새 26%까지 비중이 늘어났다.

이 같은 과제를 풀어 나가기 위해 허서홍 부사장은 내년 GS리테일 조직 개편을 첫 계획으로 내걸었다. 편의점·슈퍼마켓에서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퀵커머스' 전담 조직을 승격시키고 홈쇼핑과 모바일 조직을 통합한 온라인 조직을 개설한다.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온라인 사업을 개발해 유통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홈쇼핑 사업을 이끌고 있는 박솔잎 전무는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슈퍼마켓 사업을 성장시킨 정춘호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해 편의점 사업부를 책임지기로 했다. 지난 2016년부터 9년간 대표직을 맡아 온 오너 3세 허연수 대표이사 부회장은 경영 조언자 역할로 물러나게 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고 경쟁이 심화되는 유통 환경 속에서 본업 경쟁력을 혁신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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