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리더 바꾸고 임원 30% 아웃…롯데케미칼 생존 몸부림


롯데그룹 2025년 정기 임원 인사 단행
롯데케미칼 스페셜티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가속 전망

롯데그룹은 지난 28일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부사장(사진)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롯데

[더팩트|오승혁 기자] 롯데케미칼이 생존을 위한 대규모 변화에 나섰다. 1년 만에 기업의 리더를 바꾸고 30%가량의 미등기임원을 감축하며 대대적으로 개편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을 스페셜티 전문 기업으로 키워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방침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28일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기는 내용을 골자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롯데케미칼의 체질을 개선한다는데 초점을 두었다.

이날 롯데그룹은 기업의 상징과도 같은 롯데월드타워를 롯데케미칼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롯데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생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본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일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재무특약을 미준수해 기한이익상실(EOD) 원인 사유가 발생했다.

롯데그룹은 조직 쇄신을 통해 롯데케미칼의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수장에 오른 이영준 신임 총괄대표는 고려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뒤 카이스트(KAIST)에서 고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 삼성종합화학에 입사 후 제일모직 케미칼연구소장, 삼성SDI PC사업팀장 등을 역임한 엔지니어 출신의 화학소재 전문가다.

지난 2016년 롯데그룹에 합류한 뒤 범용 기초화학 소재 생산에 집중되어 있던 롯데그룹 화학군 계열사의 스페셜티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진두지휘했다. 롯데는 이 신임 총괄대표에게 스페셜티 전환 가속화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스페셜티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더팩트 DB

또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의 미등기 임원 30% 정도를 축소했다. 미등기임원 91명을 60명 가량으로 줄였다. 이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알미늄, LC USA(롯데케미칼 미국) 등 롯데그룹 화학군 계열사 임원 10명도 교체했다.

한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요 하락 등의 악재가 지속되면서 국내 석화사들이 스페셜티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롯데케미칼 역시 경영진 변경을 통한 조직 쇄신으로 스페셜티 전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최대 수출국이던 중국이 정부 주도 아래 기초화학 소재 국산화에 나서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발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있다. 또 기초화학 소재 상당량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중동 지역의 국가들도 생산설비를 구축하며 자급에 나서고 있다.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다. 올해 1~3분기 롯데케미칼의 누적 영업손실은 6600억원에 달한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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