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청년' 신격호 뜻 기리며 창작 경쟁…제1회 샤롯데 문학상 성료


장혜선 이사장, 국내 문학 후원 활동 지속 약속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로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제1회 신격호 샤롯데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오승혁 기자] "한국인들의 창의성과 아이디어는 독보적이라고 생각한다. 재능있는 문학인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샤롯데문학상을 이어나가겠다."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제1회 '신격호 샤롯데 문학상' 행사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신격호 샤롯데 문학상'은 문학도를 꿈꿨던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문학사랑을 기리고, 한국 문학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이다.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즐겨 읽었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죽음' 속 여주인공 '샤롯데'의 이름을 따서 상을 명명했다.

고 신격호 명예회장은 젊은 시절 힘들 때마다 러시아 작가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는 글귀를 곱씹으면서 용기를 얻었다고 알려져있다. 앞서 롯데장학재단은 2018년부터 6년간 '롯데출판문화대상'을 진행하며 한국 출판업계 진흥을 위해 힘써왔다. 이번 신격호 샤롯데 문학상은 롯데장학재단이 주회했다.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가운데)과 수상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로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제1회 신격호 샤롯데문학상 시상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지난 6월 10일부터 8월 30일까지 시, 소설, 수필 부문에서 작품 접수를 진행했다. 약 세 달 간 3000편가량의 작품이 접수됐다. 9명의 수상자들은 300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시 부문(푸시킨 문학), 소설 부문(괴테 문학), 수필 부문(피천득 문학) 상을 수상하게 됐다. 각 부문의 대표적인 작가들의 이름을 상의 이름으로 정했다.

김이듬 시인이 '투명한 것과 없는 것'으로 시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표명희 소설가가 '버샤'로 소설 부문 대상을 받았다. 민병일 수필가가 '담장의 말'로 수필 부문 대상을 탔다. '인간시장'으로 국내 최초 밀리언셀러 작가가 됐던 김홍신 작가가 본상의 자문위원장을 맡았다. 김수복 한국시인협회 회장, 김홍정 소설가,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이 시상을 진행했다.

강병인 서예가가 제1회 신격호 샤롯데문학상 시상식에서 축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부문별 대상 수상자는 상금 2000만원을, 최우수상 수상자 각 부문 2명은 상금 500만원을 수령했다. 이들의 수상에 앞서 소주 '참이슬', '화요'와 음료 '아침햇살', 드라마 '미생' 등의 제목을 캘리그라피로 작성해 인기를 모은 강병인 서예가가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는 고 신격호 명예회장 명언의 의미를 신격호 샤롯데 문학상 글씨에 담아 써내려가는 공연을 펼쳐 분위기를 띄웠다.

김이듬 시인은 수상소감에서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사랑이 샤롯데라면, 내 사랑은 문학"이라며 한국 문학에 대한 후원을 지속하고 있는 롯데그룹에 감사를 표했다.

한편, 신격호 명예회장은 지난 2020년 1월 19일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그는 1948년 일본에서 껌 사업에 뛰어들어 롯데의 시작을 알렸고, 이후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는 등 당시 고도성장기 한국에 적극 투자하며 '유통 신화'를 일군 창업 1세대다. 특히 제과와 호텔·백화점 등 유통뿐만 아니라 석유화학·건설로 사업을 확장해 롯데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롯데장학재단은 문학을 사랑했던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문학 사랑을 기리며 한국 문학을 후원하기 위해 신격호 샤롯데 문학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롯데

1940년대 일본에서 와세다 고등공학교 야간부를 다니며 낮에는 신문과 우유배달, 공장 일을 하고 밤에는 공부를 하던 고학생 시절 문학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힘든 시기에 여러 책을 읽으며 작가를 꿈꿨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꿈을 접고 생업에 전념한 바 있다.

shoh@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