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LS그룹이 오너가 3세인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구본권 LS MnM 사업본부장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구동휘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도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서는 등 LS의 3세 경영체제가 더욱 강화되는 모양새다.
LS그룹(회장 구자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도 임원 인사를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LS는 내년 세계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고, 최근 3년 내 최소 규모의 승진 인사를 단행하고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고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LS가 오너 3세 중 첫 부회장 승진이다.
구 부회장은 지난 2003년 LS전선 해외영업부문에 입사한 뒤 LS 경영기획팀, LS MnM 경영지원본부·사업본부 등을 거쳤다. 2020년 예스코홀딩스에 합류해 미래사업본부를 맡았다가 2021년부터는 CEO 자리에서 회사를 이끌어 왔다.
구 부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예스코홀딩스의 자산운용규모 1조원, 기업가치 1조원 달성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의 장남 구동휘 부사장은 LS MnM의 CEO로 선임됐다. 구 부사장은 이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소재를 생산할 EVBM(전기차 배터리 소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LS그룹 배터리 소재 분야를 주도적으로 이끌 예정이다.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이사회 의장의 장남 구본권 LS MnM 전무는 부사장 자리에 오른다. 구 부사장은 2010년 SI업체 엑센츄어컨설팅에 입사한 뒤 2012년 LS 사업전략팀으로 회사를 옮겼다. 이후 2016년 LS MnM 사업전략팀을 거쳐 원료관리팀장 이사, 사업전략부장 상무, 영업부문장 전무 등을 역임했다.
LS그룹은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장기 저성장 국면과 변동성이 큰 경영 환경 속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구자은 회장이 강력히 추진 중인 기존의 주력 사업을 강화하고 신사업 분야에 과감히 도전하는 '양손잡이 경영'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한편 재계에서는 현재 구자은 회장에 이어 '3세 사촌 경영'에서 누가 그룹의 수장을 맡을지 주목하고 있다. 구본혁 부회장과 구본권 부사장은 사촌 사이이며, 구동휘 부사장은 할아버지가 다른 6촌이다.
앞서 LS그룹은 1세대인 구태회·구평회·구두회 명예회장의 세 장남이 돌아가며 그룹 경영을 맡기로 합의했다. 이에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홍 전 회장,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등 2세들이 각각 9년씩 차례로 회장이 됐다.
현재는 구두회 명예회장의 아들 구자은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으며 지난 2022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처럼 사촌 경영이 지속된다면 구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2030년 이후에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경영 전면에 나선 이들 3세 중에서 회장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LS그룹의 사촌 경영 모델은 독특하면서도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가족 경영의 한계를 극복하고 투명성과 전문성을 결합한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향후 사촌 경영 전통이 바뀔 수도 있는 만큼 지금 당장 3세의 사촌 경영 수장을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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