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1위'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수장, 내년에도 자리 지킬까


ETF 업계 순위 '흔들'
실적 상승세 이끌어

2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사진)의 임기는 올해 12월까지다. /삼성자산운용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가 회사의 실적 성장세를 이끌고 있음에도 ETF(상장지수펀드) 부문에서의 부동의 '1위'가 흔들리고 있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2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의 임기가 올해 12월 종료된다.

서 대표는 2021년 12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3년째 삼성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다. 서 대표가 대표로 뽑혔을 당시, 삼성자산운용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출신들을 선임하던 관행을 깨고 외부 출신인 서 대표를 임명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서 대표는 1967년생으로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을 거쳤고, 2020년 삼성증권 운용부문장으로 임명되면서 삼성그룹에 처음 합류했다. 이후 2021년 삼성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장을 맡은 뒤, 같은해 12월 삼성자산운용 대표 자리에 올랐다.

서 대표는 오랜 외국계 증권사 경력과 삼성증권에서 쌓은 경력으로 국내외 ETF 사업 확대에 힘쓸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삼성자산운용은 서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을 당시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운용 인프라 확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후보 추천 이유를 밝혔다.

서 대표는 2022년 1월부터 재임하면서 삼성자산운용의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삼성자산운용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021년 1039억원 △2022년 984억원 △2023년 1046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72억원으로, 분기별 실적 추이에 따르면 2024년 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성장하거나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756억원 △2022년 773억원 △2023년 812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25억원으로, 4분기에 무난한 성과를 거두면 연간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서 대표가 삼성자산운용의 실적 상승에 기여하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ETF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가 흔들리고 있는 점을 두고 서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02년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먼저 ETF 상품을 선보인 이래 22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2020년 52%, 2021년 42.5%, 2022년 42%, 2023년 40.3%로 낮아지고 있다. 올해 2분기 들어서는 40%대가 깨졌고, 이후에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추격으로 점유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서 대표의 재임 초기인 2022년 1월 초만해도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42.21%,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점유율은 35.57%로 점유율은 6.64%포인트 차이가 났었다. 그러나 이달 26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63조3744억원이다. 이에 따라 ETF 시장 점유율은 38.17%다. 같은 날 기준 2위에 올라서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60조3724억원이다. 이에 따른 ETF 시장 점유율은 36.36%다.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점유율은 불과 1.8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약 3년 만에 점유율 격차가 약 4.83%포인트 좁혀진 것이다.

아울러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액티브 펀드 전문 자회사인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민수아 대표의 교체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ETF 사업에 진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점유율이 0.2%에 머무는 등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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