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문은혜 기자] 유통업계가 겨울 대목을 맞아 대규모 할인전에 나섰다. 이커머스 업계는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으로 50%가 넘는 할인을 진행 중이고 백화점들도 연말 정기세일을 열어 소비 불씨 살리기에 전념하는 분위기다. 다만 장기화되고 있는 고물가 영향으로 소비가 양극화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는 지난 15일부터 오는 12월 1일까지 일제히 연중 최대 규모의 정기세일을 진행 중이다. 지난 3분기까지의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백화점들은 단가 높은 겨울옷 상품 판매를 통해 부진을 만회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로 이를 위해 백화점들은 패딩, 코트 등 겨울옷 물량을 지난해보다 더 많이 확보해 정기세일로 풀었다.
전국 13개 점포에서 500여개 브랜드 상품을 최대 50% 할인 중인 신세계백화점은 패딩, 코트, 모피 등 겨울옷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늘렸다.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로 패딩, 코트 등의 겨울옷 물량을 브랜드별로 지난해보다 최대 20% 이상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전국 15개 점포에서 패션·잡화·스포츠 등 300여 개 브랜드 신상품을 최초 판매가 대비 최대 60% 할인 중이다. 내달 1일까지 6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연중 최대 세일 행사 '2024 라스트 세일'을 열고 있는 롯데백화점은 남성, 여성패션, 아웃도어 등 전 상품군에서 최대 50%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백화점의 이같은 노력이 무색하게 올해 겨울 매출은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가 지난 15일부터 약 보름 동안 진행한 정기세일 기간 중 패션 매출은 지난해 대비 약 5~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로 고가의 겨울옷 수요가 줄어든데다 올해 겨울은 예년보다 포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판매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반면 온라인 이커머스들은 연말 할인 행사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무신사, 지그재그와 같이 패션 부문에 특화된 플랫폼들이 역대 거래액을 갱신하며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24일부터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전인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를 열고 있는 무신사는 행사 오픈 6시간 만에 누적 판매액 3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판매된 상품 수만 따지면 약 54만개로 1초당 약 25개의 상품이 팔려나간 셈이다.
온라인 행사가 오프라인으로도 연계되면서 홍대에 있는 무신사 스토어나 성수동 팝업스토어 등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 스토어 홍대에는 하루 평균 7300여명의 방문객이 찾았고 서울 성수동에서 지난 주말에 연 팝업스토어에는 9000여명이 방문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고 말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도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에서 일 거래액만 100억원이 넘는 흥행 기록을 썼다. 할인 행사가 진행된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앱 평균 DAU(일 활성 방문자 수)는 직전 주 대비 31% 증가했다. 또한 행사 첫날 신규 가입자 수는 전주 같은 요일 대비 124%, 전년도 프로모션 오픈 일과 비교해 무려 101% 늘었다. .
그 결과 지그재그는 할인 행사 첫 날부터 100억원이 훌쩍 넘는 거래액을 기록했고 이후 일 거래액 100억원 수준을 꾸준이 유지 중이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이 분위기가 이어지면 지난해 블랙 프라이데이 프로모션(2023년 11월 20일~12월 4일)보다 5일 가량 빠르게 누적 거래액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속에서 고가의 상품보다 가격 대비 성능 좋은 합리적인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 분위기가 확산 중"이라며 "때문에 같은 할인 행사라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들의 대비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