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장 임기 만료 '코앞'…연임 성공할 은행장은


조병규·이석용, 금융사고 연임 '발목'
정상혁·이승열 연임 무게…이재근 '3연임' 관측

국내 주요 은행장들의 임기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들의 향후 거취에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 왼쪽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더팩트 DB·신한은행·하나은행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국내 주요 은행장들의 임기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들 중 잇따른 사건사고로 내부통제 문제를 보인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수장이 교체될 것으로 점쳐진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은 호실적에 힘입어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차기 행장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의 향후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12월 31일 일제히 만료된다. 이번 주부터 각 은행에서 대부분의 차기 은행장 후보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들 가운데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 논란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사실상 교체가 결정됐다. 현재 조 행장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에 대해 사후 위법 사실을 인지하고도 고의로 금융당국 보고를 지연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상황이다. 지난 18일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조 행장이 피의자로 명시되기도 했다.

이에 우리금융 이사들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정례 회의를 열고 조 행장의 연임이 불가능하다는 데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 3분기 우리은행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2% 증가하는 등 실적면에선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나 부당대출 사건 여파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임 우리은행장 후보로는 박장근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유도현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집행 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는 이번주 안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도 교체될 것으로 관측된다. 농협은행의 경우 행장의 연임이 드물고 올해 들어 드러난 금융사고만 6차례에 달한다. 또한 2020년 농협은행장 기본 임기가 2년으로 늘어난 이후 아직 연임에 성공한 행장은 없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농협은행 최근 5년여간 금융사고 적발 현황(2024년 8월까지)'에 따르면 금융사고액은 총 336억832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업무상배임 3건, 횡령 6건, 금융실명제 위반 1건 등 총 10건이다.

내부통제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석용 행장의 연임도 불투명해졌다. 차기 농협은행장 후보군은 다음 달 중순쯤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12월 31일 일제히 만료된다. /더팩트 DB

반면 KB국민·신한·하나은행은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우선 지난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재연임 가능성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이재근 행장은 지난 2022년 1월 취임한 이후 1년 연임에 성공해 올해 3년 차 임기를 지냈다.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 행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도 따른다. 허인 전 국민은행장도 두 차례(2+1+1) 연임에 성공한 만큼 이 행장 역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은 오는 27일 계열사 대표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를 발표할 계획이다.

첫 임기를 마친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호실적에 힘입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1분기 '리딩뱅크'를 탈환했으며 통상 2+1년 이라는 최고경영자(CEO) 인사 기조에 따라 무난히 연임할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승열 하나은행장 역시 연임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행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 하나은행은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순이익(3조4766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에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대형 금융사고가 적게 발생했다는 점이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다음 달 중순쯤 행장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KB,신한,하나은행장은 타행보다 내부통제 및 금융사고 이슈에서 자유로운 점에서 연임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중은행의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은행장들의 연임이 예측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트럼프 당선을 계기로 대내외적인 경제 상황의 변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는 조직을 이끌어갈 수장을 선택하는데 주요 변수로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지주 회장 중에서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함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며 이 회장은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된다. 농협금융은 다음 달 회장 후보자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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