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준익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라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가 짙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집값 상승 심리도 떨어졌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심리지수(CCSI)는 100.7로 전월(101.0)보다 1.0포인트(p)떨어졌다. 지난 8월 2.8p 떨어진 이후 최대 낙폭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CCSI는 지난달 101.7로 기준금리 인하와 물가안정에 따른 경기개선 기대감으로 3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향후경기전망이 74로 7p나 하락하면서 전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하락 폭은 2022년 7월 이후 가장 컸다. 현재경기판단과 생활형편전망도 이달 들어서 소폭 하락하면서 CCSI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미국 대선 이후 환율이 크게 오르고 주가가 크게 하락한 영향"이라며 "미국 수출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와 보호 무역 기조 강화에 따라 경기가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9로 전달(116)보다 7p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9p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 지수는 100을 웃돌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지난 9월 119로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오른 뒤 두 달 연속 내렸다. 가계대출 관리 강화, 아파트 매매 감소, 매매가격 상승세 둔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93으로 전월 대비 5p 올랐다. 미국 시장금리 상승,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은행금리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았다.
향후 1년간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전월과 동일했다. 물가 상승세 둔화에도 환율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우려 등의 영향이다. 3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은 2.6%로 전월(2.7%)보다 0.1%p 떨어졌고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은 2.6%로 전월과 같았다.
plusik@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