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국민 100명이 지켜보는 로또 추첨 현장 가보니


제 1147회차 로또 추첨 대규모 방청 진행
100여명 참관인 지켜보는 가운데 생방송 진행
홍덕기 "의구심 해소할 자리 지속 마련"

복권수탁사업자 동행복권이 23일 로또 복권 추첨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서울 상암 MBC 스튜디오에서 대국민 로또 6/45 추첨 생방송 2024 로터리데이를 진행했다. /서다빈 기자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23일 서울 마포구 MBC 스튜디오 현장.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일반인 참관단 100명이 대국민 로또 6/45 추첨 생방송 '2024 로터리데이' 현장을 찾았다. 참관인들은 스튜디오 내 배치된 로또 추첨기가 신기하다는 듯 눈을 반짝이면서, 추첨기의 외관을 자신의 카메라 렌즈에 담아내기 바빴다.

복권수탁사업자 동행복권은 이날 제 1147회차 로또 추첨 현장을 공개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동행복권은 추첨 장비 보관창고 개방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생방송 준비에 들어갔다.

추첨장비 창고는 보안을 위해 CCTV, 이중 잠금장치와 봉인이 설치돼있다. MBC 추첨방송 담당자와 동행복권 관계자들은 보관창고 개방에 앞서 온도와 습도를 체크한 뒤, 창고의 문을 열었다. 이날 창고의 온도는 20도, 습도는 36%였다. 현장 관계자는 "창고의 온도와 습도가 추첨 장비의 변형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창고 한편에는 보관창고의 보안 상태를 점검하는 일지가 걸려있었다. 일지에는 '로또복권 장비 철수 후 출입문 시건 완료', '취약지역 순찰간 이상 무(無)' 등의 문구가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동행복권은 창고에서 꺼내온 추첨장비를 스튜디오 중앙과 왼편에 설치했다. 추첨장비는 본 추첨기와 예비 추첨기 2대로 총 3대다. 스튜디오 왼편에 설치된 예비 추첨기 2대는 생방송 중 본 추첨기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대체한다. 설치된 본 추첨기와 예비 추첨기 2대는 각 3회씩 총 9회의 테스트를 실시한다. 공정한 추첨을 위해 추첨 전 준비과정은 방송사 관계자와 참관인, 경찰관 입회하에 동행복권 관계자가 진행한다.

현장 관계자들은 추첨기가 정상 작동을 하는지,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는 지 등의 기본적인 작동 테스트를 실시한다. 이후, 테스트 볼을 이용해 실전처럼 기계가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로또 번호 추첨에 사용되는 추첨기는 프랑스 아카니스 테크놀리지(AKANIS TECHNOLOGIES)의 '비너스'다.

이날 리허설에 참석한 홍덕기 동행복권 대표는 "신뢰성을 위해 외국기업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약 40개의 국가에서 비너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희 동행복권 대리(중앙)가 추첨볼의 무게와 둘레를 재고 있다. /서다빈 기자

추첨볼은 총 5개 세트가 준비 돼 있었다. 동행복권은 매주 계측기를 이용해 방송에 사용될 추첨볼의 규격을 확인한다. 추첨볼 기준 무게는 4g이며 오차범위는 ± 5%(3.8~4.2g)이다. 기준 둘레는 44.5mm로 오차범위는 ±2.5%(43.4~45.6mm)다.

추첨볼 검수가 끝나면 참관인이 직접 추첨에 쓰일 볼 세트 1개와, 예비 추첨에 사용될 볼 세트 2개를 직접 선정한 뒤 생방송에 사용될 추첨볼이 PC에 제대로 있는지 점검하고, 이후 추첨볼을 추첨기에 넣고 테스트한다.

오후 8시에 로또복권 판매마감을 공지하고, 생방송과 같은 환경에서 마지막 리허설 2회를 진행한다. 리허설이 끝나면 참관인이 직접 추첨기 안의 공을 빼서 진열대에 추첨볼을 진열하는 것으로 생방송 준비가 마무리된다.

생방송 진행에 앞서 과학커뮤니케이터 궤도와 뇌 과학자 장동선 교수가 '과학으로 풀어보는 로또 당첨의 모든 것'을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했다.

장동선 교수는 "로또 명당은 그저 판매량에 따른 착시 효과"라며 "실제 확률과 다르게 '명당에서 구매하면 나도 당첨될 것'이라고 믿는 오류가 모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가 로또 추첨기 버튼을 누르는 황금손 역할을 맡았다. /서다빈 기자

이날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는 추첨기 버튼을 누르는 '황금손' 역할을 맡았다. 김예지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분께 행운이 깃들기 바란다"며 추첨기 버튼을 눌렀다. 이번 회차 당첨 번호 6개를 모두 맞힌 1등은 총 8명으로, 각 33억2342만원씩 받는다.

임초순 동행복권 상무는 리허설 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로또 당첨자가 특정 지역에서만 자주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많이 파는 곳에서 당첨자가 많이 나오는 것 뿐"이라며 "많이 팔면 팔수록 확률에 따라 많은 당첨자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또 당첨 확률은 814만분의 1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200만건 정도 팔리던 로또가 최근에는 매주 1억1000건 이상 판매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당첨금과 당첨 복권 수도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화살을 쏘는 방식은 왜 안되는 건가?'라는 질문엔 "과거 연금복권은 화살을 이용해 추첨했었다. 하지만 연금복권과 로또가 가진 성격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방식의 차이가 발생한다"며 "원판에 45개의 숫자를 표현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경계 부문이 너무 촘촘해지게 되고. 경계선에 맞을 경우 번호 하나로 당첨자가 갈리는 불상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논란이 발생하기 쉽다"고 답했다.

<더팩트> 취재진이 동행복권 관계자 중 로또에 당첨된 사례가 있냐고 묻자 홍덕기 대표는 "관련 법령에 따라 동행복권 직원들은 로또를 구매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덕기 동행복권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서다빈 기자

이날 2024 로터리데이에 참석해 로또 추첨기 테스트, 추첨볼 선정 등 추첨 과정에 직접 참여한 참관인들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로또 조작'은 절대 발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리허설 당시 '황금손' 역할을 맡았던 김소형(40) 씨는 "평소 로또와 복권에 관심이 많아 주마다 한장씩 구매하고 있는데, 인터넷에서 '로또가 조작'이라는 말이 많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며 "현장에 와서 직접 체험해보니 절대 조작일 수가 없으며, 추첨 과정이 정말 공정하구나라고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대학생 A 씨는 "로터리데이 참석 기념으로 인생 두번째 로또를 구매했다"며 "참관을 통해 조작설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로또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참관인 B 씨는 "지난해 우리 가게서 1등 23억의 당첨자가 나왔다"며 "당첨 과정이 궁금하고 두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서 신청했는데,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더 철저한 환경에서 추첨이 진행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홍덕기 대표는 "로또복권이 추첨방송에 일반인 100명이 참여하고 함께 소통함으로써 '추첨방송이 녹화방송이다', '조작이다' 등에 대한 오해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며 "복권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앞으로도 복권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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