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상>] '유동성 위기설' 선 그었지만…롯데그룹 정말 괜찮을까


이례적 자산 현황 공개…롯데그룹 "유동성 문제없어"
재무구조 개선 위한 "자산 효율화·수익성 중심 경영 펼칠 것"

롯데그룹이 지난 21일 유동성 위기설과 관련해 설명 자료를 내고 안정적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박용환·박병립·최승진·박은평·장병문·허주열·황원영·문은혜·이성락·김태환·황준익·이한림·이중삼·오승혁·최의종·이선영·우지수·이라진·서다빈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이중삼 기자] 가을 끝자락을 지나 겨울 추위가 성큼 찾아왔습니다. 새삼 다르게 느껴지는 아침 공기에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로 온몸을 감싼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는데요. 얼어붙은 날씨를 대변하듯 경제계에도 차디찬 소식들이 들려왔습니다.

먼저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풍문이 돌면서 진화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는 얘기를 전합니다. 롯데그룹 전반의 유동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례적으로 보유 자산 규모를 세부적으로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습니다. 전문가들은 당장 유동성 위기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정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입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두 회사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내걸었던 유럽 4개 노선 여객 이관 요건이 충족했다고 판단했는데요. 이제 다른 한 가지 조건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요건 충족 여부만 통과되면 지난 2020년 말부터 약 4년간 끌어온 결합 심사의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증권업계에서는 교보증권이 ‘지점 통폐합’을 두고 노사 간 갈등이 날로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어떤 결말을 맞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올해 3분기까지 롯데케미칼의 누적 적자는 6600억원에 달한다. /더팩트 DB

◆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 '사실무근' 반박

-롯데그룹이 이례적으로 회사 자산 현황을 공개했다던데, 무슨 일이죠?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졌기 때문인데요. 해당 위기설은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재무약정 위반에서 시작됐습니다. 과거 발행한 2조45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해 재무약정 위반 사유가 발생했고, 이를 근거로 위기설이 확산, '12월 파산설'까지 돌았는데요. 상황이 심각해지다 보니 그룹이 직접 나서 이를 해명한 것입니다. 위기설 여파로 롯데그룹 주요 상장사 주가는 한때 급락하기도 했죠.

-그렇군요. 롯데그룹이 어떻게 설명했나요?

-먼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후 지난 21일 '회사채 이슈 관련 그룹 재무 구조 현황·개선 계획' 설명 자료를 배포, 자산 현황을 공개한 것인데요.

롯데그룹은 설명 자료를 통해 "회사는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없다"며 "10월 기준 롯데케미칼은 활용 가능한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원 상당을 확보해 안정적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룹의 총 자산은 139조원,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룹 전체 부동산 가치는 10월 평가 기준 56조원이며,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예금도 15조4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죠.

-사태 수습을 위해 진땀을 뺀 상황이네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어떤가요?

-롯데그룹의 설명과 같이 당장 유동성 위기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상황이 좋진 않지만 위기설, 파산설 등은 과도하다는 평가인데요.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재무 리스크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롯데그룹을 향한 걱정 섞인 시선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유통과 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이 장기 업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미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비상 경영 체제가 가동됐고, 경영진의 급여 반납도 이뤄지고 있죠. 앞서 일부 계열사는 희망퇴직을 시행했습니다.

-근본적으로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중요하겠네요.

-그간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 6600억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롯데쇼핑도 올해 3분기, 전년 대비 반토막 난 순이익 수치를 제시했는데요. 현재 한국신용평가는 실적이 부진한 데다, 향후 업황이 좋지 않은 사업 비중이 크다는 이유로 롯데그룹을 '주요 점검 대상'으로 지목했습니다.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등 여러 회사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려 있는데, 이는 향후 신용 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죠.

-롯데그룹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네요.

-롯데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 전반에 걸쳐 자산 효율화 작업·수익성 중심 경영을 펼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허리띠 졸라매기에 본격 나설 것이란 각오인데요. 이에 조만간 발표 예정인 롯데그룹 사장단·임원 인사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부진 계열사를 중심으로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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