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최근 판정된 하이니켈 전구체 기술에 이어 본업인 아연 제련 기술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고려아연은 최근 안티모니 제련 기술과 아연 제련 독자 기술 등 2건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는 추가 지정 건의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국가핵심기술로 총 13개 분야·76개 기술 목록이 지정돼 있다. 2건을 신규 지정해달라고 요청한 셈이다.
고려아연은 '가입 침출 기술을 활용한 황산아연 용액 중 적철석 제조 기술'과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 등 2건을 지정 요청했다. 적철석 제조 기술은 아연 제련 과정에서 철을 경제적·효율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은 안티모니 금속 제조 과정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고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인 기술이다. 기존 안티모니 회수 기술은 건식 제련법을 쓰지만, 고려아연 기술은 효율성을 높여 건식 대비 40% 제조 원가로 생산할 수 있다.
고려아연은 "방위산업과 첨단 기술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희소금속인 안티모니 특성과 중국 안티모니 전략 자원화 정책 등을 감안할 때 해외 유출은 한국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산업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9월 '리튬이차전지 니켈 함량 80% 초과 양극 활물질 전구체 제조·공정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해, 최근 산업부로부터 판정 통보를 받았다. 국가전략첨단기술로도 인정됐다.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과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국가첨단전략산업법)상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전략첨단기술로 지정되면 해당 기술 보유 기업이 해외 인수합병 등이 될 경우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르면 내달 말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영풍·MBK 연합에 지분율에 밀리는 최 회장 측이 보유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받아, 이를 명분으로 삼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MBK 파트너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어렵게 하려는 전략이라는 의견도 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연합이 이차전지 전구체 기술 국가핵심기술 지정으로 해당 기술을 제외한 사업이나 계열사, 자산 등을 분할하는 등 우회 방안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하다"라며 "아연 기술 등도 국가핵심기술이 있으면 셈법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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