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항공업계 재편이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성수기인 3분기 대다수 항공사가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성공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4분기 강달러 '한파'를 견딜지 관심이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 4조2408억원, 영업이익 6168억원, 당기순이익 27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 9% 증가했고, 순이익은 35%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매출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1조8796억원, 영업이익 128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 1.8% 증가했다.
대형항공사(FSC)뿐만 아니라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제주항공은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4602억원, 영업이익 395억원, 당기순이익 4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1%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59.1% 증가했다.
진에어도 3분기 매출이 역대 3분기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성수기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물을 받았다. 진에어는 3분기 매출 3646억원, 영업이익 402억원, 당기순이익 4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1%, 영업이익은 23.1% 늘었다. 8개 분기 연속 흑자다.
타 업체가 성수기를 누린 동안 티웨이항공은 홀로 영업손실을 기록해 속앓이했다. 티웨이항공은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3950억원, 영업손실 71억원, 당기순손실 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창사 이래 역대 최대 기록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영향으로 지난 8~10월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을 취항하면서 투자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유럽 노선은 계절적 요인이 강한 점을 고려할 때 당장 유럽 하늘길 확장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겨울철은 유럽의 본격적인 비수기다. FSC도 감편을 많이 하는 시즌성 강한 노선"이라며 "비수기가 지나고 성수기가 되면 본격적인 유럽 노선 취항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살을 찌운 항공업계는 4분기 강달러 한파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성공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강달러 현상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항공업계는 긴장하는 모양새다. 환율이 오르면 항공기 리스비와 유류비 등 영업비용도 오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 2기가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기조와 달리 화석연료 등 전통적인 에너지산업을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화석연료 사용 확대로 유가가 안정되면 유류비 부담이 덜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는 중국이 한국 일반 여권 소지자에 무비자 입국 조치를 시행한 점도 4분기를 슬기롭게 보낼 기회라고 본다. 그간 요원했던 중국 관광 수요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국 국민이 입국을 거부당하는 사례도 나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의견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재선 이후 환율이 오르는 현상이 일시적이 아닐까 했으나 기조가 오래갈 것 같다. 다만 유가 안정 공약은 업계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며 "4분기 중국 무비자 정책과 일본·동남아 노선 안정적 수요는 기대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