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세 자녀를 둔 A씨는 남편과 협의 이혼한 후 2개월 만에 경기 파주 운정 신도시에 들어서는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 다른 청약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다자녀가구 특별공급 유형에 지원해서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결과, A씨는 남편과 위장으로 이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자녀들과 함께 한 집에서 살고 있던 것이다. 국토부는 A씨를 부정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국토부는 2024년 상반기 주택청약·공급실태 점검을 통해 이 같은 공급질서 교란행위 127건을 적발해 경찰청에 수사의뢰했다고 20일 밝혔다. 점검은 지난해 하반기 분양단지 중 부정청약이 의심되는 40곳(2만3839가구)을 대상으로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진행됐다.
이들에 대해서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해당하는 형사처벌과 계약취소·10년간 청약이 제한되는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적발된 사례는 위장전입, 위장이혼, 자격매매 등 여러 형태다. 가장 많이 적발된 교란행위 유형은 위장전입으로 드러났다. 적발된 건수는 107건에 달한다. 위장전입은 실제로는 거주하지 않으면서 해당지역에 있는 주택 등으로 전입신고를 하는 것을 말한다.
또 브로커와 청약자(북한이탈주민)가 공모해 금융인증서 등을 넘겨주고 대리청약·대리계약 하는 부정청약을 1건 적발했다. 특별공급 청약자격 등을 얻기 위해 주택을 소유한 배우자와 허위로 이혼하고 청약하는 부정청약은 3건 적발했다.
이 외에도 시행사가 저층 당첨자와 공모해 부적격 또는 계약포기 한 로열층 주택에 대해 당첨자 계약기간 중에 계약금을 받고, 미분양분에 대한 선착순 공급으로 가장해 계약체결 한 사항도 16건 적발했다. 한부모가족을 대상으로 한 공공주택 특별공급을 하면서 사실혼 관계에 있는 미혼자와 계약한 사항도 18건 적발해 당첨을 취소했다.
정수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최근 규제지역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청약과열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수도권 주요 분양단지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주택 청약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시장 모니터링과 점검활동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