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현대자동차 이동석 대표이사 사장은 울산공장에서 연구원 3명이 질식사한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20일 원인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필요한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날 담화문을 내고 "품질보증사업부 내 완성차 복합 고지 체임버에서 있어서는 안 될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표 CSO(안전보건최고책임자)로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참담함과 비통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고 했다.

이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에게 진심으로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당시 현장에서 같이 시험을 직행한 직원과 평소 함께 근무한 임직원 여러분의 슬픔이 얼마나 클지 헤아려 본다"며 "임직원 심리 안정을 위한 지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 현장 조사와 원인 규명에 모든 협조를 다 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 현장 안전 전반에 점검을 강화하고 안전 관리체계 개선을 통해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오후 3시쯤 울산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 전동화품질사업부 차량 성능 테스트 공간(체임버)에서 40대 A씨와 30대 B씨, 20대 C씨 등 연구원 3명이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A씨 등 3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2명은 현대차 소속, 1명은 협력업체 소속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 등은 차량 주행 성능을 실험하기 위해 차량 1대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서 일하다가 질식했다. 체임버에서 차량 주행 테스트 중 배기가스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체임버는 기후조건과 주행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해 차량 성능과 내구성을 시험하는 밀폐된 시험실이다. A씨 등은 19일 오후 12시 50분쯤부터 GV80에 대한 시험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경찰청 형사기동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은 이날 오전 현장 합동 감식을 벌였다. 경찰 등은 현장 안전시설을 점검하고 차량 성능 실험 관련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노동부는 현장에 근로감독관을 파견해 조사를 벌이고 작업을 중지시켰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노동부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상시 근로자가 50인 이상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다. 중대재해처벌법상 산업재해 중 사망자 발생 1명 이상 또는 부상자 2명 이상 동일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안전보건최고책임자는 징역 1년 또는 벌금 10억원 이하에 처할 수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사고 발생 즉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비상대기에 들어갔다"며 "현대차는 안전한 노동 환경을 만들기 위해 새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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