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앞둔 대체거래소, 외국계 증권사 전원 불참 왜?


초기 명단 오른 모건스탠리도 빠져
국내 대부분 증권사 참여해 문제없단 시각도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가 지난 5월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대체거래소(ATS·Alternative Trading System) 운영방안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내 증권 매매 시장에서 한국거래소의 독점 체제를 깰 대체거래소(ATA)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애초 합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곳들도 막판 합류하면서 다수의 증권사가 대체거래소의 출발과 함께한다. 다만 외국계 증권사들은 한 곳도 명단에 오르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체거래소를 준비하는 넥스트레이드는 최근 증권사를 대상으로 ATS 최종 참여 의향서(LOI)를 받는 절차를 마무리했다. 전산 비용 문제로 불참을 고려했던 메리츠증권, 신영증권, 한양증권, 부국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이 결과적으로 참가를 선택하면서 총 30개 증권사가 최종 참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LS증권,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BNK투자증권, IBK투자증권, iM증권, SK증권, 유진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토스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외국계 증권사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내에서 기업금융(IB) 부문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국내 증권사와 어깨를 견주는 모건스탠리, UBS, 씨티그룹 등도 모두 대체거래소에 참가하지 않는다. 이중 모건스탠리의 경우 지난 3월 넥스트레이드가 초기 참여 의사를 밝힌 증권사 명단 19곳을 공개할 때 외국계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던 곳이기도 하다.

이에 시장에서는 대체거래소에 외국계 증권사들이 참여하지 않은 이유를 다양한 시각으로 추론하고 있다. 먼저 국내에 깔린 고빈도 매매 투자자의 부정적인 인식이 부담을 느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국내에서 활동한 외국계 증권사가 초단타 매매에 따른 시장교란혐의로 118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은 전례도 부담스러운 사례다.

20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를 대상으로 대체거래소에 최종 참여 의향서를 받는 절차를 마무리한 가운데 국내 30개 증권사만 참여를 확정했다. /더팩트 DB

제도적 배경도 있다. 대체거래소는 2013년 최초로 법적 도입 근거가 마련됐으나 여론과 한국거래소의 반대를 번번이 넘지 못했다. 이후 여러 협의를 거쳐 마침내 출범을 앞두고 있으나 자본시장법에 따라 상장주식만 거래할 수 있다는 점, 시장감시 기능도 한국거래소에 독점한다는 점, 중간가호가를 제공받지 못한다는 점 등에서 외국계 증권사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결국 대체거래소가 내세운 장점 중 하나가 외국계 투자사의 고빈도거래를 활성화해 국내 증시에 활력을 넣겠다는 것인데, 정작 외국 투자 수요가 높은 외국계 증권사에서 투자하진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체거래소가 이미 국내 다수의 증권사가 참여를 확정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대체거래소 출범에 국내 시장에서 주식 위탁매매를 하는 대부분 증권사가 참여했으며 이들의 주식 위탁매매점유율 합계 역시 90%를 넘는다.

한편 대체거래소는 투자자들이 증권사를 통해 주식 주문을 내면 이를 모아 매매를 체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곳으로, 70여 년간 한국거래소가 독점한 주식 매매 시스템에서 경쟁을 벌이게 된다. 넥스트레이드가 밝힌 대체거래소의 특징은 거래시간 유연화(하루 12시간 주식거래), 낮은 수수료, 다양한 주문방식, 빠른 주문 체결속도 등이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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