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문은혜 기자] 경기 침체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자 단위당 가격이 저렴한 대용량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이마트 트레이더스, 코스트코와 같은 창고형 할인마트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 사업부문은 올해 영업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트레이더스는 매출 9652억원, 영업이익 3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30.3% 증가한 실적이다. 1~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2조7135억원, 영업이익은 87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영업이익은 무려 84.3%나 올랐다.
국내 진출한 미국계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어났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지난 19일 감사보고서를 통해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기준 매출 6조5300억원, 영업이익 21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8%, 영업이익은 16% 증가했다.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대부분 대용량이지만 단위당 가격은 온라인 쇼핑몰에 견줄 정도로 저렴하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핵심 생필품만 대량 매입해 단가를 낮추기 때문이다. 단돈 100원이라도 저렴한 제품을 구매해 쟁여두고 소비하는 이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오프라인 할인마트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반면 창고형 할인매장은 ‘나홀로 호황’을 누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창고형 할인매장 판매액은 9조732억원으로 4년 전인 2019년(6조8644억원) 대비 약 3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와 같은 할인마트 판매액은 지난해 26조4203억원으로 4년 전(27조4484억원)보다 4% 감소했다. 할인마트가 주춤한 사이 창고형 할인매장이 급성장한 것이다.
이에 이마트,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들은 창고형 할인매장 점포 수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지난 2010년 11월 1호점인 구성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매장을 22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2025년 상반기에 트레이더스 마곡점, 2025년 하반기 또는 2026년 상반기에 트레이더스 구월점 등 매장을 2개 더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
창고형 할인매장 ‘맥스’(MAXX)를 운영하는 롯데마트도 출점을 검토 중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재 확정된 출점 계획은 없지만 상권분석을 통해 출점할 수 있는 지역이 있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