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4] 신작 체험에 2시간 줄 서야…부산 들썩


"어떤 작품 나왔나?" 첫날 구름 인파 몰려
20살 맞은 국제전시회, 새 게임 등장에 관람객 환호

지스타 2024가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가운데 관람객들이 신작 체험을 하고 있다. /부산=장윤석 기자

[더팩트 | 부산=최승진 기자] 14일 오후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4'가 개막한 부산 해운대 벡스코. 펄어비스 전시관에서는 100명이 동시에 신작 '붉은사막'을 즐겼다. 내년 출시 예정인 이 게임은 가상 대륙에서 싸우는 용병들의 이야기를 다룬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방식으로 다뤘다. 근처 크래프톤 전시관에서는 신작 '인조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용자가 신이 돼 소망하는 삶의 모습대로 모든 것을 창조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경험하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역시 내년 출시 예정이다.

올해로 20회째를 맞은 '지스타'가 부산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했다. 행사 첫날인 지난 14일에만 수많은 사람이 다녀갔다. 게임마다 길게는 2시간까지 신작을 체험하기 위한 줄이 이어졌다. '퍼스트버서커: 카잔(넥슨)' 전시관 앞에서 기다리던 한 관람객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관람객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도 뜨거웠다. 넷마블의 경우 가상 홀로그램(입체 영상)과 영화관을 방불케 하는 대형 전광판을 내세워 흥행몰이에 나섰다. '몬스터 길들이기' 미나 캐릭터가 홀로그램으로 등장하자 신기해하는 시선이 느껴졌다. 기업(B2B)관에는 바이어들이 몰렸다. 넥슨코리아와 스마일게이트, 컴투스홀딩스 등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각 지역 진흥원 등이 이곳에 전시관을 마련했다.

지스타 2024가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가운데 관람객들이 신작 체험을 하기 위해 줄서고 있다. /부산=장윤석 기자

이번 지스타의 화두는 '멀티 플랫폼'이었다. PC, 모바일, 콘솔 가운데 대세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 쉽게 말해서 한 가지로만 즐기는 게임은 옛말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멀티 플랫폼은 이용자 측면에서는 접근성을, 사업자 측면에서는 시장성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 이날 '지스타 2024' 현장을 찾은 방준혁 넷마블 의장도 이런 흐름에 주목했다. 방 의장은 "멀티 플랫폼이 일반화되고 있다"며 "넷마블에서 개발하는 게임의 70~80%가 이 전략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했다.

한때 유행하던 '보는 게임'보다는 '하는 게임'에 집중한 점도 특별하다. 주요 게임사들이 지스타에 나와 대규모 시연 부스를 곳곳에 차렸고 관람객들도 2시간까지 기다리면서 호응했다. 그렇다고 '보는 게임'의 실종을 이야기하진 않는다. 업체들이 중앙 무대에서 인플루언서 대전 등으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샀기 때문이다. '하는 게임'이 대세가 된 것은 예년과 달리 개발작들의 완성도가 일정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 단계인 게임이 아닌 개발 진척도가 수준에 도달한 신작들이 이번에 대거 나왔다는 뜻이다.

지스타 2024가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가운데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부산=장윤석 기자

올해 지스타는 첨단 정보통신 기술의 각축장이기도 했다. 아프리카TV에서 사명을 바꾼 플랫폼 SOOP은 최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스트리머를 도와주고 이용자에게 개인화된 영상 비서를 제공하는 계획을 선보이기도 했다. 모션 플래닛은 블루 스크린 없이 일반 웹캠 만으로 2인 사용자를 가상 배경에 자연스럽게 합성하는 기술을 알렸다. 삼성전자는 '오디세이 OLED G8' 모니터 신제품을 신작 체험에 노출했다. 첨단 기술이 게임 산업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각도 있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숭실대 교수)은 "게임 개발의 중요한 축 중 하나인 서사를 만들기 위해서도 인문학은 중요하다"며 "스토리를 배제하고 외면하면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콘솔 분야에서도 승부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shai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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