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엔 금융주③] 메리츠금융지주, 마침내 '톱3' 진입한 '밸류업 교과서'


연초 대비 2배 넘는 주가 상승
삼성생명 밀어내고 금융주 시총 3위 유지중
우려 남았지만 연말 배당 기대감도 '솔솔'

지난 14일 메리츠금융지주는 전날보다 1.16% 내린 10만2400원에 장을 마감했으나, 10만원대 주가를 한 달 넘게 유지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메리츠금융지주의 올해 성장세는 뚜렷하다. 지난해 말 5만원대에 횡보했던 주가가 올해 꾸준히 우상향을 그리더니 10월 말부터 10만원 고지에 올라서다. 삼성생명과 금융주 시가총액 3위 경쟁도 치열하다. 호실적과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동반한 '밸류업 교과서'라는 평가도 빠지지 않는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메리츠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0.59% 내린 10만1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52주 최고가는 지난 10월 21일 10만7200원으로, 이후 코스피가 급격히 위축됐음에도 10만원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시가총액(시총)은 이날 종가 기준 19조4153억원이다. 15일 삼성생명(19조5200억원)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시총 3위 자리를 다시 내주긴 했으나 양사의 시총 차이는 1000억원 안팎이다. 금융주 시총 1, 2위인 KB금융(35조2601억원)과 신한지주(27조3544억원)에 미치지 못하지만 KB, 신한과 함께 4대 금융지주인 하나금융지주(16조9759억원), 우리금융지주(11조7998억원)와 격차를 더욱 벌렸다는 것도 의미를 더한다. 코스피 전체 시총도 연초 33위에서 이날 기준 17위로 가파른 상승세를 그린다.

메리츠금융지주의 강세는 배당 기대감에 연말이 되면 주가가 오르는 금융주라는 근본적인 특성에 더해 연초부터 이어진 밸류업 의지, 최근 발표한 3분기 누적 순익에서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한 점 등이 꼽힌다.

특히 지난 13일 공시한 올해 3분기 잠정 실적 결과가 하방압력을 방어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3분기 영업이익이 9015억원, 지배주주순이익은 6499억원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11.5%, 순이익은 12.6% 오른 결과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9835억원으로 2년 연속 '2조 클럽'도 유력하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모두 상회한 결과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증권가 역시 메리츠금융지주의 목표 주가를 올리는 배경이 됐으며 올해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 상승이 예견된 결과라는 점을 증명하기도 했다.

금융지주사 중 처음으로 밸류업 공시를 하면서 주목받은 주주환원책도 메리츠금융지주를 지탱하는 요소 중 하나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내년까지 연결 기준 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하겠다고 밝혔다. 2026년부터는 내부투자와 주주환원 수익률을 비교해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다시 수정할 예정이나, 회사가 당장 벌어들이는 수익 중 절반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한 다소 공격적인 밸류업 기조가 주주들의 환호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리츠금융지주의 밸류업 정책을 주도한 김용범 부회장의 행보도 이목을 끈다. 김 부회장은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 등 각 계열사 경영진과 함께 전면에 나서 주주 및 투자자와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올해 1분기부터는 '주주가 묻고 경영진이 답한다'는 콘셉트로 주주 질문에 경영진이 직접 답하는 '열린 IR(기업설명회)'를 금융권 최초로 시행하고 있다.

우려가 없진 않다. 지난해 금융사의 발목을 잡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시장이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탓이다. 이 여파로 부동산 금융을 주도하는 메리츠증권의 올해 3분기 기업금융(IB) 수수료도 1년전보다 9.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회사 중 유일하게 누적 순익이 43.7% 급감한 메리츠캐피탈을 살려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화재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 연말 보험회계기준 변화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빠르게 추락할 가능성이 있으나, 메리츠금융지주는 한 번 오른 10만원대 주가를 한 달 넘게 유지 중이다. 주주환원책이 호평을 받아 주가 흐름이 양호했더라도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없을 일"이라며 "4분기 보험계약마진(CSM) 조정과 대체투자 관련 비용 적립 등이 우려되나 호실적에 따른 안정감과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한 꾸준한 수급이 저지선을 받혀주고 있다. 매년 연말 배당을 실시해 온 만큼 올해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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