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부산=최승진 기자] 부산에 한국 최대 게임의 바다가 또다시 펼쳐졌다.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지스타'가 14일 해운대 벡스코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대형 역할수행게임부터 인디 게임까지 폭을 넓히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돼서 기대가 크다. 재작년 경우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완전 정상화를 목표로 열렸고 작년에는 역대 최대 흥행을 이뤘다.
올해 '지스타'에 관한 관심은 개막 시작 전부터 뜨거웠다. 이날 오전 8시 반 벡스코 주차장에는 예매 팔찌를 받은 게임 팬 1000여 명이 입장 대기를 위해 줄을 섰다. 주최 측은 1전시장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인근 두 곳에 입장 대기 장소를 마련했다. 이들 팬은 업체별로 내놓을 신작 보따리에 설렘을 갖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울산시에서 왔다는 30대 직장인 남 모 씨는 "새 게임을 미리 접하기 위해 연차 내서 왔다"면서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스타' 핵심 관전 포인트는 신작 대결이다. 올해 행사에는 넥슨·넷마블·크래프톤·펄어비스·그라비티·라이온하트 스튜디오·그리프라인 등 국내외 주요 게임업체들이 다양한 게임을 선보였다. 이들 업체가 선보인 신작은 '프로젝트 오버킬',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딩컴 투게더', '붉은사막', '발할라 서바이벌' 등을 포함해 40여 개에 이른다. 다 장르 기반 아래 대형 역할수행게임의 존재감이 눈에 띄었다. 인디 게임의 존재감은 한층 커졌다. 게임 팬이 주인공인 만큼 이들의 관심을 끌려는 업체 간 노력도 눈에 띈다. 최성욱 넥슨 퍼블리싱라이브본부장은 "게임이 주는 즐거움과 재미의 가치를 이용자들에게 전달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넷마블 측은 "중앙 무대를 통해 인플루언서 대전, 유튜버 시연, 코스프레쇼 등 다양한 현장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스타 2024'는 행사 안전 관리 강화를 목적으로 일반 참관객 입장권에 대해 100% 예매 방식을 도입했다. 초대권 역시 현장 등록이 아닌 사전 온라인 등록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중으로 대기하던 참관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전시장 내부 인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사회적 불안감을 높이는 불의 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보안 규정도 강화했다. 지난해 이어 '안전한 지스타 2024'를 주요 골자로 보안 인력을 확대하고 경찰, 소방 등과 협조를 통해 상황별 대응 매뉴얼을 구체화했다. 부산해운대경찰서는 14일부터 17일 오전 9시30분에서 오후 5시까지 센텀 교차로에서 벡스코 정문 입구를 교통 통제한다. 앞서 '지스타 2021'은 전시회 최초로 전 연령 백신패스를 도입했다. 재작년에는 참관객 밀집도를 시작 단계부터 관리하기 위해 전시장별로 입장 대기 공간을 확보하고 전시장 내부도 밀집도에 따라 입장을 조정했다.
'지스타 2024' 개막식은 14일 오전 10시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렸다. 박형준 부산시장·강신철 조직위원장 겸 게임산업협회장·권영식 넷마블 대표·김정욱 넥슨코리아 대표·윤상훈 크래프톤 글로벌운영전략 부사장·김범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이사·윤양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올해는 간소화 방식이 아닌 20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점이 특징이다. 지난 2021년 경우 '오징어게임' 트레이드마크인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스타 2024' 개막을 축하하며 영상 축사를 보냈다. 대통령은 "게임은 우리 국민 63%가 즐기는 대표 여가로 발돋움했고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며 "정부는 게임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도록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신기술을 활용한 게임 제작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넷마블 산하 넷마블네오가 개발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지난 13일 오후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권영식 대표는 이날 시상식에서 "게임 개발자라면 누구나 받고 싶은 상을 받아 명예롭고 기쁘다"며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건 이 게임의 글로벌 5000만 이용자다. 아직 부족하지만 재밌는 콘텐츠를 지속 업데이트하고 조만간 플랫폼도 확장할 테니 기대 부탁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20살인 '지스타'는 지난 2009년부터 부산에서 열렸다. '지스타 2024'를 바라보는 부산 시민의 시선은 특별하다. 5년간 개인택시를 운전한 도 모 씨는 "(지스타 개최는) 많은 관광객이 몰려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며 "특히 젊은이들이 관심을 가지기에 중요하다"고 말했다.